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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격리실 입원기준 있으나 마나"
[ 2004년 09월 23일 09시 17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신언항)의 격리실 입원인정 기준을 변경, 의사의 재량권을 확대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심평원은 당초 격리실 입원원칙을 벗어난 경우에 대해 ‘담당의사의 소견서, 진료내역 등을 참조해 사례별 인정’했으나 변경된 기준에는 '입원 기준을 원칙으로 하지만 규정에도 불구하고 격리실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른다‘고 명시한 바 있다.

23일 시민단체 및 환자단체들은 "격리실 입원 여부에 대한 의사들의 재량권이 확대되면서 보험적용을 받는 격리실 대신 비보험으로 처리되는 상급병실료를 지불해야 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격리실 입원에 대해 변경된 심사지침을 적용할 경우 환자에게 상급병실료를 부과하더라도 의사의 판단에 따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 단체들의 설명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대표는 "단서 조항으로 인해 기존 격리실 입원기준이 모두 유명무실하게 됐다"며 "이제 병원들이 합법적으로 상급병실료를 환자들에게 부과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한국질환단체총연합 권성기 대표 역시 "복지부나 심평원은 심사기준 변경이 아니라 기존 조항의 문제점이나 악용 여부 등을 먼저 해결했어야 한다"며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민원 발생 소지를 원천봉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 시민단체 및 환자단체들은 격리실 입원기준 변경에 대한 정확한 근거와 논의과정을 확인한 후 재심사를 요청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주성 대표는 "이번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근거를 밝히기 위해 심평원 등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고 문제가 있다면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기준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이번 심사지침 변경은 기존 병원들의 상급 병실료 부과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 판단을 강화, 격리실 입원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격리실 입원과 관련한 민원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격리실 입원여부에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의사의 재량권을 확대한 것"이라며 "시민단체들이 변경된 심사지침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기준에 의해 격리실에 입원할 수 없었던 환자들이 이번 심사지침 변경으로 인해 오히려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심평원의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격리실이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의사들이 단순히 병원의 이익만을 위해 환자의 상태를 외면하겠냐"며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격리실 입원이 기존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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