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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다인실 규정, 산모들 특수성 무시"
[ 2004년 10월 05일 14시 55분 ]
산부인과에서 6인실 이상 일반병상을 50% 이상 갖춰야 상급병실료를 받도록 하고, 이를 어긴 의료기관에 대해 업무정지처분을 내리는 것은 진료과의 특수성을 무시한 것이란 판결이 처음으로 나와 항소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강영호)는 지난달 19일 분당의 모산부인과의원이 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요양기관업무정지 70일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병상을 갖춘 이 산부인과의원은 2002년 5월 복지부 현장실사 결과 6인실 이상 일반병상 없이 전체 병상을 1인실로 운영하면서 상급병실 사용료를 받아왔고, 별도 산정할 수 없는 특수분만실 사용료를 환자로부터 부당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인공임신중절수술 대상자가 아닌 임산부들을 불법수술한 후 요양급여 청구가 가능한 다른 상병으로 청구해 113만원을 부당하게 지급받는 등 총 8103만원을 부당 징수하거나 청구해 70일간 업무정지처분을 받았다.

5일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복지부의 업무정지처분이 재량권 일탈 및 남용이라는 변호인단(전현희·현두륜)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출산율의 저하, 자연분만의 저하, 임산부의 요구 수준 및 경제적 능력 향상, 모유수유 등으로 대부분의 임산부들이 1인실을 선호하고 있고, 2인실 이상 병실은 1인실이 빌 때까지 잠시 대기하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재판부는 대부분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6인실 이상 일반병상을 50% 이상 확보하지 못하고 있거나 확보하더라도 1인실로 사용하고 있는 점, 임산부 회복을 위해 독립공간이 필요한 점, 상급병상이나 특수분만을 환자가 원한 점 등을 정상참작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일반병상을 50% 이상 확보한 의료기관에만 상급병실료를 추가징수토록 하는 현행 규정은 이 같이 1인실 선호현실이 엄연히 존재하는 산부인과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제정된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재판부는 변호인단이 상급병상 이용자에게 추가비용을 징수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법적 근거가 없고, 의사의 직업수행 자유 및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며, 특수분만실 사용료 추가징수가 적법하다는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유가 없다고 판결했다.

보건복지부는 1심 결과에 불복해 조만간 항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원심이 확정될 경우 산부인과의 다인실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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