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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환 환자부담 인상, 아랫돌 빼 윗돌 괴기"
[ 2004년 10월 11일 02시 58분 ]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경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인상, 중증질환의 급여에 투입한다는 방침은 신중한 분석을 거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1일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김진현 교수는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포럼 최근호에서 "복지부가 급여확대가 아닌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식으로 경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만 인상하는 것으로 보장성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외래부담금의 인상은 일차진료에 대한 접근성만 저하시켜 병을 악화, 동네의원을 이용하던 환자들을 감소시키는 대신 진료비가 더 비싼 종합병원으로 환자들을 이동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중증질환 재원 마련을 위해 외래이용을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는 자칫 입원을 장려하는 정책으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며 "의료이용 상황의 일부분만을 고려,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OECD 국가들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입원 이용률이 외래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지만 이는 오히려 외래 중심인 우리나라의 의료이용 패턴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평가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실제 미국 내에서도 자국의 의료제도가 치유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혼수상태에서 생존하게 만드는 대신 일차의료에 대한 지원부족으로 인해 수천명의 어린이들을 각종 질병으로 사망하게 만든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필수적인 경질환은 급여에서 제외한 반면 중증이라는 이유로 무한정의 자원이 투입되도록 허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복지부의 도식적 정책은 건강보험 제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김 교수는 경질환에 대한 기준이 국가별로 서로 다른 상황에서 외국의 사례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한국의 감기는 환절기에 독감으로 인한 경우가 많지만 미국이나 유렵의 경우 애완동물이나 카펫생활 등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이 많다"며 "경질환에 대한 기준이 애매한 상황에서 외국의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발상부터 잘못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경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 인상은 단순한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이닌 비용·효과성을 우선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종합병원 및 3차 병원의 경질환 이용 본인부담을 강화, 의료억제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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