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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국감자료로 피감기관은 죽을 맛"
[ 2004년 10월 14일 03시 48분 ]
17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올해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는 잘못된 국감자료로 인한 피감기관의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일부 초선 의원들의 경우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피감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잘못 해석해 일어난 착오도 빈번했다.

지난 8일 열린 심평원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공공의료기관의 노후된 의료장비 문제를 지적하면서 서울대병원이 지난 95년 이전 제작된 CT만 4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서울대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CT는 모두 6대로 지난 95년에 도입된 장비는 1대 뿐인 것으로 드러나 급하게 정정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같은 당 문병호 의원도 국감감사 보도자료에서 번번히 오류가 지적됐다.

문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립의료원의 지난해 총 진료비 가운데 선택진료비가 119억9656만원으로 그 비율이 31%를 차지해 지나치게 많다”며 “국립의료원이 서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이는 국립의료원측 담당직원이 잘못된 자료를 제출해 일어난 착오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의료원측은 “의원측의 자료 요구 취지를 잘못 이해한 담당공무원이 다른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119억9656만원은 순수 선택진료비 뿐만 아니라 선택진료를 택한 환자의 모든 진료비가 포함된 금액”이라며 “실제 지난해 순수 선택진료비는 13억829만원으로 총진료비의 3.4%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도 이번 국감에서 몇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고 의원은 지난 8일 심평원 국감에서 3개 의원만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감기환자 항생제 처방률이 99%라니’라는 제목의 충격적인 보도자료를 배포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공단 국감에서는 "공기업인 건강보험공단이 국보법을 위반한 혐의로 1심 판결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이상이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겸직금지 조항까지 개정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가 당사자인 이 교수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다.

이 교수는 반박자료를 통해 "진보의련 회원으로서 1심 재판에서 이 같이 선고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2심에서는 1심결과를 파기하고 선고유예를 판결했다"고 반박하며 고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당 안명옥 의원 역시 일부 국감자료에 대해 피감기관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다.

안 의원은 공단 국감자료를 통해 “공단이 2001년부터 2004년까지 3700억원의 보험료를 잘못 거둬들였다”고 지적했지만 이는 건강보험 정산과정에서 가입자들에게 환급해주는 일상적인 행정절차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감사를 받은 피감기관 관계자는 “17대 보건복지위에는 초선 의원들이 유독 많다보니 보건의료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해 이처럼 잘못된 국감자료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그러나 이런 자료들이 발표될 경우 피감기관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기 때문에 좀더 철저하게 사실을 확인한 후 언론에 공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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