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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박카스 수퍼 판매와 약사들 욕심
[ 2004년 10월 15일 10시 07분 ]
동아제약이 지난달 말 박카스를 의약외품으로 변경해 달라는 내용의 허가신청서를 식약청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약계가 술렁이고 있다.

박카스는 40년간 국내 의약품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일반의약품 활성화에 큰 공을 세운 제약계의 대표품목이다.

하지만 그 대단한 인기 덕에 약국이 아닌 수퍼마켓이나 할인점 등에서까지 박카스를 취급하기에 이르렀고 이 때문에 약사법 위반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동아제약은 고심끝에 '박카스의 의약외품 추진'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소비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한다면 차라리 판매장소의 제약을 없애는 편이 낫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아제약의 이 같은 결정에 약사들이 독설을 퍼부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박카스를 수퍼에서 판매토록 하면 약국은 망하라는 소리냐" "동아제약이 약국 현실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이같이 어이없는 결정은 내리지 않았을 것" 등등.

박카스의 의약외품 추진 사실이 알려진 직후 약사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 같은 의견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마진 없는 박카스를 취급해 이만큼 키워줬더니 약국을 버리고 수퍼마켓으로 눈을 돌린다는게 약사들 주장의 핵심이다.

그러나 약사들의 주장은 왠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우선 박카스 의약외품 추진을 약국의 매출과 연관시키는 모습은 공인된 약물 전문가로서의 자질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약사직능인이라면 이번 사안을 국민건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국민건강과 연관해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반대의견을 폈더라면 그 주장에는 힘이 실렸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경기불황을 탈출하고자 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까지 왈가왈부하는 것은 오지랖이 지나치게 넓어 보인다. 더구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전문약의 범위는 축소하자고 주장하면서 국민들의 약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욕구를 매도하는 이중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약사는 의사와 더불어 국민건강의 파수꾼이 돼야 한다. 약사들은 편협한 마음을 버리고 전문 직능인의 사명감을 발휘해 이번 사안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박카스를 약국이 아닌 수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팔아도 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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