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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개원가 이어 병원계도 "내 갈길 간다"
[ 2004년 10월 18일 01시 40분 ]
최근 학회와 개원가, 대형병원과 중소병원간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가 가속화되면서 의료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특성별 분화를 통한 전문성 확보, 경영난 타개 차원의 구체적 대안 등을 위한 방편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밥그릇싸움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의료계는 근래들어 신생학회 및 협회 창립, 명칭 개정 등과 관련해 기존 단체들과 새로운 입지를 확보하려는 단체간 뚜렷한 입장차이로 인해 의료계 전체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명칭변경, 연수평점 부여문제로 인해 법적대응 조짐까지 보인 내과의사회와 내과학회와의 갈등은 '교수-개원의 충돌'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7일 창립한 산부인과개원의 주축 여성의학회는 산부인과학회뿐 아니라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내부 갈등으로까지 비화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병원계도 다르지 않다. 대형병원의 병상 증축 등으로 인해 대형병원과 중소병원들간 격차가 심화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307개 전국 의료재단 병원들은 심각한 경영난 해결 등에 대한 공동대응을 목표로 연합회를 창립, 독자적인 행보를 선택했다.
현재 병협이나 중소병원회 등 병원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의료재단 연합회는 자칫 다양한 구성의 병원계의 협회 창립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경영난을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학회와 개원가간의 갈등은 과거부터 잠재돼 있었지만 경제난을 겪으면서 각 단체들이 생존전략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입장이 비슷한 의료인들이 공동으로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과거 산만하게 구성된 각 의료계 단체들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료재단연합회 관계자 역시 "경영난 악화와 대형병원들과의 경쟁으로 중소병원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같은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이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또한 의협이나 병협 등 기존의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내부적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도 갈등 증폭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협이나 병협이 의료계를 대표하는 만큼 구성이 방대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외부적인 대응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의견들을 하나로 모은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분화현상이 단순히 갈등 수준에 그칠 경우 내부적인 반목과 대외적인 역량 감소 등 '제 살 갉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병협 관계자는 "의료재단연합회 창립 등은 병협으로 하나의 힘을 모으기 위한 사전단계로 볼 수 있다"면서도 "자칫 병원들간의 갈등으로 비춰져 힘이 갈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학회 관계자 역시 "모두 환자를 상대하는 의사로 연구와 임상을 분리할 수 있겠냐"며 "갈등이 심해질 경우 국가 전체의 의료체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상실한 채 상처만 남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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