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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後 자연분만' 또 안전성 논란
[ 2004년 10월 21일 01시 14분 ]
2000년 레지던트 3년차인 A모씨는 야간 당직중 제왕절개 기왕력이 있는 산모의 질식분만을 시도한 일이 있다. 그러던 중 태아 심박동이 60회로 하강하고 산모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자궁파열을 의심, 산모를 수술실로 옮겼다. 5분여 이후 담당 과장의 집도하에 수술이 시작됐으나 결국 태아는 뇌성마비가 됐다. 이후 A씨는 소송에서 민사상 80% 과실 부문이 인정돼 패소, 4억2000만원 지급이 판결됐으며 이미 시간이 지난 현재 5억 이상을 배상해야 하는 처지다. 형사상으로는 금고 이상으로 검사 구형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A씨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제왕절개 기왕력이 있는 산모의 자연분만(Vaginal Birth After Cesarean section, 이하 VBAC)에 대한 안전성이 또 다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자연분만 본인부담액이 급여로 전액 지원됨에 따라 자연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직접적인 논란의 단초는 최근 열린 서울대병원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이 “서울대병원이 지난 3년간 원칙적으로 VBAC을 시행하지 않아 공익성에 위배된다”며 “VBAC의 경우 제왕절개보다도 높은 수가를 보장하는 등 정부측에서 이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데 따른 것이다.

이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전국 대학병원에서는 지난 3년간 총 분만건수 1만7564건 중 2.7%인 410건이 VBAC으로 시행됐다.

또 최근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김승보 교수는 “경희의료원의 경우 VBAC이 75~80%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산모들의 변화된 사고와 적극적인 요구로 인해 제왕절개술 후 자연분만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일반적인 VBAC의 성공률은 60%~80%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국내 의료 현실에서 나머지 20%~40%에 해당하는 산모와 태아는 물론 의사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김재연 법제이사는 “국내 최고들이 모인 서울대병원에서 왜 VBAC을 하지 않았겠는가”라며 “현재 국내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VBAC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의사와 산모, 태아 등을 모두 위험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김 이사는 “최근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산부인과에서 J씨가 배상해야 하는 5억이라는 금액은 정말 천문학적인 숫자로 그는 당시의 충격으로 더 이상 분만을 받지 않는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며 “1000명 중에 1명이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를 낳는 것은 우리나라처럼 의료사고에 대해 의사나 병원이 적절히 보호받을 수 없는 현실에서는 권장하기 힘들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VBAC에 대한 찬성론자들도 있다.

VBAC의 경우 수술과 마취에 따른 쇼크와 과민반응, 출혈 및 감염 등의 합병증이 적고 산모 회복이 빠르며 저렴한 비용과 진통전 분만으로 인한 문제점 감소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 산부인과개원의는 “VBAC에 대한 산모들의 관심이 높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며 “당뇨병이 있거나 분만예정일이 2주 이상 지난 경우, 태아가 4Kg 이하 일때 등에는 VBAC을 하지 않는다는 표준기준만 확정되고 준수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산부인과 한 교수는 "VBAC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생명과 직결되는 분만과 관련, 표준기준에 의거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응급시스템이 열악한 개원가 실정이나 의료사고로부터 의사의 보호장치가 미비한 현실 등을 감안해 안전한 것이 최고의 의술이 될 수 있다는 진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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