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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없는 맥빠진 스릴러 영화 '국정감사'
[ 2004년 10월 22일 14시 08분 ]
사람들이 스릴러 영화를 보는건 짜릿한 반전 때문이다. 꼬일대로 꼬인 스토리가 어느 순간 '짠'하고 풀릴 때의 카타르시스를 잊지 못해 극장을 찾는 것이다.

장장 18일간에 걸친 '국정감사'라는 제목의 영화가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인 탓에 여기에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도 남달랐다. 여야 각 정당도 과거처럼 정쟁에 휩쓸리지 않고‘정책국감’을 내세우며 한껏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전과 크게 달라진 그 무엇을 체감할 수 없었다. 놀라운 반전은 고사하고 통속적인 스토리 전개마저 약했다.

뚜렷한 정책 비전 없이 국감장을 의원의 인지도를 높이는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한건주의식 폭로전’만 난무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보건복지위도 마찬가지였다.

공공연한 비밀로 파묻혀 있던 보건복지 정책의 난맥상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피감기관들은 의원들로부터 연일 질책을 받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뿐이다.

잘못이 있으니 앞으로 어떤 식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대사로 순간순간 위기를 모면했다.

의원들 역시 전문성이 부족했다. 첫 국감이다 보니 의욕만 앞선 채 실수가 잇달았다.

10개가 넘는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빡빡한 일정이 짜여져 있다보니 쉬 지쳐버렸다.

“앞으로 적극 검토해보겠습니다” “신중히 고려하겠습니다” 통속적인 고백 몇 마디에 잘못은 또다시 묻혀버린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피감기관을 감싸거나 불필요한 정쟁을 유도하는 장면이나 다선의원들의 맥빠진 국감 연기는 그저 낯익은 풍경에 다름 아니다.

마치 18일간‘데자뷰 현상’을 경험한 기분이다. 작년에, 재작년에 똑같이 겪었던 일인데….

딱 그 느낌이다. 짜릿한 반전은 없고 예측 가능한 상투적 결말뿐인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를 보고난 후 극장문을 나서는 느낌이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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