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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女性의학과 아닌 '與成의학과'"
[ 2004년 10월 26일 10시 48분 ]
이번 진료영역 확대와 세부전문의제에 대한 취재를 하던 중 기자의 가슴에 깊게 새겨지는 한마디가 있었다. "생존이 어려워 진료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면 '女性의학과'가 아닌 '與成의학과'로 바꾸는게 맞지 않겠어요?"

서울의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말이다. 그의 주장은 우후죽순격으로 각 과별에 확산되고 있는 진료영역 확대 경향에 일침을 가하는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성공을 약속하기 위한, 생존 방안의 하나로 탈출구가 될 수 있는 개명' 이라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현재 논의 중인 마취통증이나 소아청소년, 흉부심장혈관 및 산부인과는 물론 전 과에서 이렇듯 성공을 보장하는 개명을 원하게 될 것이다"는 그의 언급이 뒤따랐다.

이렇게 되면 한정된 진료 영역에서 이들은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부딪침은 '생존'과 직결됐기 때문에 더욱 치열할 것이다. 전 의료계가 혼란에 빠지는 영상이 그려지는 것을 지울 수 없다.

살길을 찾기 위해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좀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부인과와 소아과는 저출산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과다. 물론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잠시 눈을 돌려 타과들을 볼 여유가 생긴다면 지금 이시대에 '잘되는 병원은 있어도 잘되는 과는 없다'는 안타까운 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가장 어려운 특정과들이 생존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지만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 누구를 떠나 의료계 전체에 짙은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져있다. 사회전반의 어려움으로 인해 비의료계에서 의료영역을 호시탐탐 노리는 눈들도 많다.

각 전문과별로 스크럼을 짜서 외부에 강하게 연대해도 모자랄 판이다. 과별 이기주의로 의료계가 내홍을 겪다가 의료계가 함께 몰락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감이 남는 시점이다.

이럴 때 일수록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맥이 닿을지 모르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란 경구도 있다. 의사라는 자리에 서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여기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되새겨본다면 전문과별 갈등 없이도, 아니 최소화시키며 '의사'라는 한 울타리 내에서 해답이 나올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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