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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시술 알고 받은 환자도 30% '책임'
[ 2004년 10월 26일 13시 23분 ]
시술자가 의사 면허 소지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도 불법 미용 시술을 받아 후유증으로 피해를 봤다면 본인에게도 30%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2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부장판사 박찬)는 흉터 제거를 위해 시술을 받은 정모씨(42·여)가 '무면허 레이저 시술로 흉터를 더욱 크게 만든 것에 대해 31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미용사 박모씨(43·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는 원고에게 맞는 레이저 강도를 측정, 시술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잘못된 시술로 환자에게 피해를 입힌 만큼 미용사 박모씨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는 피고가 무면허 의료행위 업자라는 사실을 인지했으면서도 불법으로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는 과실이 30% 인정돼 피고는 원고에게 1600만원을 배상하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 98년 2월 박모씨가 운영하는 뷰티크리닉에서 어깨에 난 흉터를 레이저로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시술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등 후유증을 앓자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통해 정씨에게도 30%의 책임을 물었다.

환자가 스스로 무면허 시술자를 찾았다는 점에서 시술자의 실수 가능성을 감수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재판부의 입장이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공급자와 사실을 인지한 수요자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불법이라는 점을 알고도 저렴한 가격에 시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의 인식에도 분명한 문제가 있다"며 "이번 판결을 통해 무면허 시술자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불법 시술에 대한 인식이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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