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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政-시민, 요양기관계약제 '동상이몽'
[ 2004년 10월 26일 14시 19분 ]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 대안으로 의료계가 제시하고 있는 요양기관 계약제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방법상 이견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료소비자들의 알권리 요구 또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의협은 26일 ‘새로운 건강보험 단체계약제 도입 공청회’를 갖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의협의 단체계약제 전환 연구용역을 맡은 연대 박길준(의료법윤리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행 요양기관 당연지정제가 형평과 효율의 조화를 강조하는 세계적 추세에 맞지 않다며 이를 폐지하고, 계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보험자와 의약계 대표 사이에 체결하는 포괄적인 단체계약은 대표자의 선정, 합의과정의 문제로 인해 계약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면서 “각 협회별 단체계약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의협, 치협, 한의협, 병협 등 협회와 공단이 단체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공단과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체결할 때 현재 상대가치 점수당 단가(환산지수) 뿐만 아니라 요양급여 범위, 상대가치점수, 심사기준, 약제 비용, 재료대 등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송영중 연금보험국장은 “참여복지 5개년계획에도 요양기관 계약제 문제를 검토키로 한 바 있다”며 당연지정제 폐지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다만 송 국장은 “기본적으로 요양기관 계약 여부는 단체 이익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처리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단체계약보다 개별계약을 선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계약제를 시행하더라도 공단과 의료기관간 개별계약에 무게를 뒀다.

공단과 의약계간 요양급여비용 계약 대상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냈다.

송 국장은 “요양급여비용 계약 범위에 대해서는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지금보다 확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의료계가 선호하는 급여범위나 심사기준, 치료대 이외에 DRG나 진료비 지불방식 등도 같이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사무처장은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는 의료공급자를 보호한 측면도 없지 않다”면서 “계약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의료기관의 진료정부를 공개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조 사무처장은 “보험제도의 변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계약제를 시행할 경우 요양기관 진료정보가 공개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하위 20% 의료기관이 도산할 수 있는 등의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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