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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HRT 논란' 국내도 기준 재정립 시급
[ 2004년 11월 07일 12시 45분 ]
폐경후 호르몬 보충요법(HRT:Hormone replacement therapy)을 둘러싼 세계학계의 논란에 대한 국내 의학계의 입장이 각 질환별로 윤곽이 드러나 그 여파가 주목된다.
폐경학회는 7일 열린 ‘제22차 추계학술대회’에서 ‘WHI(Women's health initiative) 결과에 대한 한국적 해석’이라는 연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시사했다.
연제 발표자로 나선 조선의대 정혁 교수는 “폐경후 호르몬치료는 안면홍조와 불면증 등 초기증상의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WHI 결과만을 그대로 적용시키기엔 논란이 있다”며 “호르몬 치료에 대해 의사들이 좀 더 폭넓은 지식을 가져야 할 것으로 여기고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HRT에 대한 WHI의 보고에 무조건적으로 따를 것이 아니라 국내 실정에 적합한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춤(tailored) 폐경기 여성호르몬 요법(HRT)' 권고안을 공식 발표한 폐경학회측 입장과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심혈관계질환=
조 교수는 국내에서는 심혈관계질환의 위험 때문에 호르몬치료를 배제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한국에서도 심장병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허혈성 심장병의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한국여성이 15.6명으로 미국 177.2명에 비해 1/10에 불과하다”며 “또 심혈관질환의 기저질환인 정맥혈전증의 위험도 역시 한국인에서는 보고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조 교수는 “60세 이후 미국인의 관상동맥질환 위험인자는 가족력과 흡연, 혈중지질농도, 고혈압, 혈액 응고 인자, 비만 및 당뇨 등인데 이러한 사회 환경적 위험인자에 대한 노출도가 한국인에게서는 상당히 낮다”며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호르몬치료를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심혈관질환 위험 때문에 이를 배제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치매 및 인지기능=
조 교수는 60세 이하에서 호르몬치료와 알츠하이머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좀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교수는 “국내 알츠하이머 유병률에 대한 역학적 연구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노인 중 약 4.2%가 이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호르몬 치료와의 관련 연구는 전무하다”며 “아직은 외국 연구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은 뉴론의 성장을 자극하고 뉴론과 뉴론의 연결을 자극, 기억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일반적 이론이고 WHIMS의 연구가 65세 이상 고령의 여성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 이전에 호르몬 치료를 적용할 경우 오히려 알츠하이머 질환이 현저히 감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뇌졸중=
미국인의 경우 허혈성 뇌졸중의 빈도가 높지만 한국인에게서는 출혈성 뇌졸중의 빈도가 높아 호르몬치료로 인한 뇌졸중의 발생에 대한 한국인의 득실은 미국인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 조 교수의 의견이다.
조 교수는 “호르몬치료와 관련된 허혈성 뇌졸중의 빈도가 미국인은 80%지만 한국인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출혈성 뇌졸중의 빈도가 높다”며 “또 허혈성 뇌졸중의 원인도 미국은 심인성색전증에 의한 빈도가 30%지만 한국인은 10~15%로 절반가량이다”고 자료를 제시했다.
이어 조 교수는 “이와 함께 혈전의 선천적 위험인자인 factor V Leiden 돌연변이는 한국인에게 없고 WHI 결과에서도 에스트로겐은 혈압을 증가시키지 않아 오히려 출혈성 뇌졸중의 경우에는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교수는 “이러한 잇점이 있지만 아직 뇌졸중과 호르몬치료에 대한 국내 연구가 없고 WHI 연구상 유방암 증가보다는 뇌졸중에서 가장 현저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해 좀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할 듯 싶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유방암=
조 교수는 한국인의 경우 유방암 발병 시기 등이 미국과 달라 한국인에게 긍정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WHI 연구상 호르몬 병합치료의 경우 유방암의 발생 빈도를 더 증가시키고 있으나 한국 여성에서 호르몬 치료로 인한 유방암 발생률은 미국인의 식생활이나 비만도 등을 감안할 때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또 조 교수는 “특히 미국은 유방암이 폐경 이후 나이가 많아질수록 증가하지만 국내는 40대 중반에 증가, 50대 중반에 감소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국내의 경우 위험기가 지난 후 호르몬 치료를 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회측은 “HRT 시행전에 병력청취나 신체검사, 선별검사 등을 시행, 결과에 따른 투여제제와 용량, 방법 등을 선택하는 '맞춤 HRT'를 시행한다면 폐경증상 완화와 골다공증 예방에 있어 단점보다 장점이 많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국내 역학 관계에 대한 조사와 심도있는 연구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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