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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성립?
[ 2004년 11월 07일 13시 44분 ]
초미의 관심 속에 진행된 의료기관평가가 2개월이 넘는 일정을 모두 끝마쳤지만 그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올해 처음 실시된 의료기관평가는 500병상 이상 78개 대형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총 150개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놓고 논란이 분분한데다 특히 평가대상인 병원들의 각종 편법동원설이 무성하게 나돌았다.
◇의료기관평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의료기관평가 항목이 전반적으로 서비스나 병원시설 등 외형평가에 집중되면서 평가를 앞두고 병원마다 각종 시설 개보수 공사가 유행처럼 번졌다.
이번 의료기관평가 항목에는 장애인 편의시설, 공중화장실 관리, 주차서비스, 식장 및 매점 서비스, 병실 편의시설, 병동 청소, 외래 진료환경 등이 포함되면서 평가 대상 병원 가운데 상당수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시설 개보수 공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기에는 부자 병원과 가난한 병원간 빈부격차가 그대로 적용됐다.
비교적 경영상태가 양호한 병원에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시설개보수 공사를 실시한 반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병원들은 이를 엄두조차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H병원 관계자는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기관평가에 대비해 수 십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시설개보수 공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병원처럼 낙후된 시설이 많아 정작 시설 개보수가 필요한 곳은 경영난 때문에 예산확보가 힘들어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설 개보수뿐 아니라 인력동원 면에서도 병원간 빈부격차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평가 기간 중 가장 빈번하게 제기된 편법 중 하나가 바로 ‘가짜 환자 배치설’이다.
평가대상 병원들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평가일정에 맞춰 외래환자를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직원가족이나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가짜 환자'들을 로비에 배치시켰다는 의혹이 무성했다.
지방의 한 병원 관계자는 "평소에는 2~3분 간격으로 외래환자를 진료했지만 평가 당일에는 20분 간격으로 예약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직원가족을 가짜 입원환자로 둔갑시켜 놓았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B병원 관계자는 “솔직히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하고 싶어도 예산확보가 안돼 할 수도 없었다”며 “결국 돈 있는 병원과 가난한 병원 간에 불공평한 평가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평가요원과 친분있는 직원 동원했다?=
이번 의료기관평가에는 의료진과 행정직, 시민단체 관계자 등 약 400여명의 평가요원이 참여했다.
하지만 평가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평가요원에 대한 정보가 공개돼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일부 병원에서는 평가요원들과 사전 접촉하기 위해 인맥관계가 있는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모대학병원 관계자는 “우리병원을 당담하는 평가요원들과 친분이 있는 직원들을 수소문해 찾았다”며 “평가요원들에 대한 신상정보나 연락처가 사전에 다 노출됐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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