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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턱 숨막히는 질환 'COPD' 무방비 방치
[ 2004년 11월 17일 00시 24분 ]
일교차가 커지고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각종 호흡기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겨울철에 발병률이 높은 호흡기질환 가운데 쌀쌀한 날씨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이 질환은 흡연 등 유해 환경에 노출되면 기관지가 좁아져 서서히 숨통을 조여 오는 이른바 ‘숨막히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질환 중 하나다.

그러나 국내 45세 이상 남성의 약 12%가 COPD를 앓고 있을 정도로 최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COPD, 그게 뭐지?”= COPD가 위험한 것은 상당수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치료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10개 지역의 COPD 환자 120명과 증상이 유사한 잠재환자군 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잠재환자 가운데 8%만이 병원을 찾았고, 나머지 92%는 병원 진료 경험이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잠재환자의 55%는 어떤 치료나 처방조차 받지 않고 있었으며, 31%는 호흡곤란이나 기침, 잦은 감기 등의 증상 때문에 약국이나 한약, 민간요법에 의존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치료에 소홀한 것은 COPD로 진단받은 환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COPD 환자들은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이 발생한 지 평균 1년10개월 만에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COPD 환자들은 질환명이 어려워 의사로부터 다른 질환으로 진단 받거나 스스로 잘못 인식해 천식(23%)이나 기관지염(15%)으로 자신의 질환을 인식하고 있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COPD로 질환명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번 조사에서 COPD환자들은 작년 한해 동안 1인당 평균 0.2회 응급실을 찾았고, 입원은 0.4회, 병원방문은 18회(종합병원)에 달했다.

의료기관 이용에 따른 환자부담 비용은 종합병원과 전문클리닉을 합해 110만원을 넘었다.

의료비용 부담 외에도 COPD환자의 40%는 호흡곤란 증상으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아 생계활동도 위협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 COPD환자의 83%는 1초간 강제호기량(FEV1)이 80% 미만인 초기 상태에 해당됐다.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폐 기능 검사를 통해 조기에 COPD를 진단하고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꾸준히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COPD 환자에 있어서 호흡기 감염질환은 증상 악화에 일조하므로 해마다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D 의료비 부담, 어깨가 휘청= COPD 환자가 늘면서 여기에 소요되는 의료비 부담액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COPD로 인해 발생한 의료비용은 지난 99년 1216억원에서, 2000년 1232억원, 2001년 1168억원, 그리고 2002년 1224억원으로 집계됐다.

COPD 때문에 외래진료를 받은 인원은 지난 99년 163만명에서 2002년 210만 명으로 29.1%나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자의 경우 지난 99년 76만여명에서 2002년 95만여명으로 2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자는 87만에서 115만여명으로 32.6%나 늘었다.


이처럼 COPD 환자들이 늘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을 놓고 제약사간 경쟁도 치열하다.

작년 초까지 베링거인겔하임의 '아트로벤트'가 국내 COPD 시장에서 독주해오다 작년 8월 아스트라제네카의 천식치료제 '심비코트'가 식약청으로부터 COPD 치료제로 승인 받음에 따라 시장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올해 초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의 ‘세레타이드'가 COPD 치료제로 식약청 승인을 획득해 본격 출시된 데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의 '스피리바'가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COPD 환자가 늘고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치료제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관련 치료제 시장이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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