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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료기관 간판과 의사 도덕성
[ 2004년 11월 22일 02시 27분 ]
동네의원 간판의 진료과목 글자크기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의료법 시행규칙이 개정된 이후 계속 제기된 것이긴 하지만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있어 의료기관 간판은 환자를 유치하는 수단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현행법상 동네의원들은 불가피한 사유로 의료기관 간판에 진료과목을 병행 표기할 경우 진료과목 글자크기를 의료기관 명칭크기의 1/2로 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의료기관 명칭표시판과 진료과목표시판을 별도로 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병행표기할 때에는 진료과목 글자크기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환자들에게 최소한의 범위에서 정확한 의료기관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의료기관 의사가 일반의이면서 특정과 전문의인 것처럼 오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러나 현재 상당수 동네의원들이 전문의인지 일반의인지, 전문의이긴 하지만 특정 전문과목을 전공한 것인지 식별이 불가능한 간판들이 허다하다.

지난 20일 서울시의사회가 주최한 의료광고 및 간판 문제 토론회에서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이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모든 의사들이 진료과목 글자크기 제한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심지어 외과 전문의로서 내과 진료를 하고 싶은데 이런 규제로 인해 무능한 의사로 비쳐진다고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간판 규제가 과도하다면 완화해야 한다. 의료기관 간판이 의사 입장에서는 중요한 광고수단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기관 선택권과 직결된다.

그렇다면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일방적인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간판을 돈벌이 수단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편협한 생각일뿐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이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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