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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특구 외국병원과 구멍가게論
[ 2004년 11월 23일 20시 59분 ]
경제특구내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는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이 확정됐다. 이로 인해 의료계는 지금 치열한 찬반 논쟁으로 혼란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예상 가능했던 일이었지만 작금의 상황을 직면하고 보니 얼마전 만난 한 대형병원 고위 관계자의 한마디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경제특구는 동네구멍가게고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는가, 마는가의 문제는 껌을 살 것인가 아니면 사탕 살지를 고민하는 것일 뿐"이라는 말이 그 대목이다.

세계는 넓은데, 우리 의료시장을 발판삼아 더 높이 날고자 하는 나라들도 있는데, 너무 지엽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이번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에 대해 관망(觀望)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회의론에 더 가깝게 서 있는 듯 보였다. 어차피 의료 부문도 전면 개방할 수 밖에 없다는 그의 지론에 기인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세계 유수의 병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항상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그의 폭넓은 시각과 관점에 주목하게 된다. 더 넓은 세계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그에게 작금의 논란이 너무도 작게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구내 내국인 진료 허용을 좌시하거나 경히 여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시민단체를 비롯 여러 보건의료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폐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의료 시장 개방이 어쩔 수 없는 대세라면 좀 더 거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다.

지금은 어느 구멍가게에서 무엇을 팔 것인가에 고민할 때가 아니라 의료국제경쟁력을 위해 어떻게 뭉쳐야 할지, 이를 어떤 형태로 포장해서 수출해야 할지를 염두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의료시장이 전면 개방됐을때 국내 의료계가 하나로 뭉쳐도 어쩔수 없는 소국(小國)일테니 말이다. 기자에게 스쳐지나가는 이런 생각이 기우였으면 하는 기대를 한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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