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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물리치료협, '의료기사법개정' 충돌
[ 2004년 11월 28일 10시 41분 ]
물리치료사의 직업수행권 보장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의료기사법개정청원안'을 놓고 의료계 관련 단체간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상락 의원 소개로 국회 보건복지위에 회부된 이 청원안은 26일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오는 29일 대체토론을 거쳐 청원심사 소위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 청원안에 대해 복지위 수석전문위원실의 검토보고는 일단 긍정적이다.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인구의 고령화 및 산업사회 발전으로 인해 물리치료의 필요성이 점차 요구되고 있어 그 동안 의사의 지도 아래 의료기관에만 제한하던 물리치료시설을 사회복지·산업시설 등으로 확대 적용해 물리치료사가 노인재활·장애인재활 및 산업보건활동에 기여토록 하려는 청원 취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청원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타 직역간 형평성 문제와 의료 관련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등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물리치료사의 직업권을 보장하는 청원안의 입법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이보다 앞서 의료계 관련단체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청원안이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것과 때를 같이해 의협은 청원안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복지위 의원들에게 제출했다.

의협은 이 의견서를 통해 "지난 96년 헌법재판소에서 물리치료사와 임상병리사에 대해 독자적인 영업을 금지하고 의사의 지도 아래서만 업무를 수행토록 한 의료기사법 관련 조항이 위헌이라는 의료기사단체의 주장을 기각한 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의협은 또 물리치료사 등 의료기사의 단독개원 시도가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건강보험 재정부담 증가를 반대 이유로 꼽았다.

의협은 "직접 환자를 대면하는 의료기사가 의사의 지도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대응부족으로 자칫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물리치료원 단독개원시 그에 따른 수가도 물리치료원 관리료, 행위기술료 등이 산정될 수밖에 없어 보험재정 과다지출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물리치료사협회는 의협의 이 같은 주장이 매번 되풀이되는 반박논리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협회 원종일 회장은 "물리치료원을 개설하더라도 의원과 따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건물 내에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의사의 처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달라지는 것이 없다"며 "개정안이 통과돼 시행되더라도 당장 물리치료원이 급증하는 것이 아니고, 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재정부담이 늘어난다는 것도 의협의 억지"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의료기사법개정청원안을 놓고 관련 단체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법안처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복지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관련단체간 이견이 상충하는 법안의 경우 처리기 쉽지않다"며 "소속 의원들 간에도 이견이 많기 대문에 법안처리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기사법개정청원안이 본격적인 입법 검토에 들어가면서 국회 복지위 홈페이지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홈페이지에는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는 물리치료사 및 물리치료학과 학생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자신을 물리치료학과 학생이라고 밝힌 이모씨는 복지위 게시판에 남긴 글을 통해 “특정집단의 이익에 밀려 우리의 생존권마저 박탈당하고, 그들이 고용해 주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의 전문성을 미쳐 발휘해 볼 기회도 없는 이 현실 속에서 물리치료사가 될 우리들은 어떠한 미래를 꿈꾸며 설계할 수 있을까요”라며 의료기사법개정을 호소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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