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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委, 정신의료기관 인권침해 본격 거론
[ 2004년 11월 29일 21시 54분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정신의료기관의 인권 침해문제를 본격 거론하고 나서 향후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늘(30일) 오후 2시 인권위 11층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신과시설 인권현황 공청회’를 갖는다.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그간 진정사건을 조사해 정신과시설의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수차례 시정권고를 내렸고, 정신과 전문의와 의료전문변호사 등이 참여해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벌인 바 있다”면서 “조사결과 드러난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대 현명호(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과 관련시설 인권상황과 문제점’ 발제를 통해 올해 초 전국 정신의료기관 20곳과 정신요양시설 1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현 교수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퇴원 과정이 형식적으로 이뤄져 인권침해 소지가 많았고, 이들을 범죄자와 같은 감금, 격리수용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와 함께 현 교수는 “정신병원에서조차 적절한 치료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상당부분 약물요법에 의지하고 있으며, 심리사회적 치료를 위한 각종 사회기술훈련 및 사회재활 프로그램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면서 “요양시설의 치료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 교수는 환자에 대한 강압적인 격리와 강박이 치료목적으로 보기 어렵고, 의식주 관련 물건들이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오락 제한, 통신권 침해 등이 빈번했다고 못 박았다.

시설면에서도 대부분의 건물들이 낡고 훼손된 상태였으며, 환자 중심의 설계 미비, CCTV 등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병실내 10인 이내 수용 규정 위반 등이 다수 적발됐다는 것이 현 교수의 설명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서동우 박사는 “정신보건시설도 서비스기관으로 볼 때 좋은 기관과 그렇지 않은 기관은 분명하게 구분돼야 한다”면서 “정신요양시설과 정신의료기관에 대해 정기적인 외부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를 통해 국가 지원이나 수가를 차등화해 인권과 치료와 관련된 노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 박사는 인력수준에 상관없이 일정한 수가가 설정되어 있는 정신과 의료급여수가체계를 개선, 인력수준별 차등수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박사는 “의료급여 정신질환자의 경우 행위별수가제가 적용되고 있는 건강보험대상자와 달리 일당정액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수가수준이 건강보험대상자의 50~60% 수준에 불과해 저소득층 환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 박사는 “정신질환자의 인권수준은 국가와 사회가 정신질환자의 인권과 삶의 질을 위해 얼마 정도의 세금을 더 부담하겠다는 사회적 합의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고, 최적의 치료를 받을 사회적 권리는 정신과 의료급여 수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국가의 인권 개선노력과 사회적 비용 부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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