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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0제도' 건강보험정책 사생아인가
[ 2004년 11월 29일 13시 59분 ]
무통분만 환불 사태의 여파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바가지 진료에 환불을 해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많은 산모들에게 절실한 무통분만을 거부하기까지 등.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의사들이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설상가상 불만과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쉽게 접근하고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실타래처럼 얽힌 난제도 단초는 있기 마련. 데일리메디가 실마리를 풀어본다.[편집자주]

[上]100/100하에서 의사·환자 모두 피해-정부만 생색
[下]보험정책 사생아 '100/100' 대책마련 시급


100/100 급여냐 비급여냐…존속 여부 논란 가중

100/100본인부담금제도(이하 100/100)는 그 시작부터 급여인지 아니면 비급여인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왔다.

정부의 통제된 가격하에 있고 급여범위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당연히 급여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반면 환자들이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것이 급여이며, 100/100은 이런 원칙에 위배돼 있어 비급여와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반박도 있었다.

의료계 한 인사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도인만큼 쉽게 해답이 찾아지지 않는 문제”라며 “급여와 비급여 사이에 있는 보험정책의 사생아다”라고 정의했다.

문제는 급여와 비급여의 측면 중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이 제도의 폐단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급여로 볼때 이 제도는 분명 국민건강보험법 41조(비용의 일부부담)와 시행령 제22조(비용의 본인부담), 시행규칙 제10조(요양급여비용의 본인부담) 등에 위배되는 점이 발견된다.

또 비급여 측면에서도 가격을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각기 의료 항목에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지 못해 의료의 질적 저하 등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산부인과학회 김승룡 사무총장(한양의대)은 “의료는 사는 사람이 비싸고 싼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내는 주체가 1년에 한번씩 논의로 이를 결정짓는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체계에서 100/100 제도는 급여로 포장해 그 본질을 국민에게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필수-선택의료 기준은 무엇?…100/100 풀수있는 관건

의협 신창록 보험이사는 “어떤 제도권안에도 들지 못하는 100/100을 폐지, 필수 의료는 급여권에 선택적 의료는 비급여권으로 편입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무통분만 환불 사태를 통해 촉발된 100/100 폐지 여론이 현실로 달성된다고 할 때, 아니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과연 급여와 비급여에 각각 어떤 항목을 나눠 넣어야 하는지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기준을 올바로 세워놓지 않을 경우 이 문제가 또 한번의 심각한 논쟁거리로 부상할 것임은 자명하다는 관측이다.

이번 무통분만 환불 사태에서도 이 같은 갈등은 벌써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산부인과를 위시한 의료계에서는 무통분만의 비급여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시민단체 등은 급여 전환을 촉구하며 이에 맞서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무통분만은 필수의료가 아닌 좀더 편하게 분만하기 위한 선택 의료"라며 "현 분류체계는 잘못돼 있고 이를 비급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건강세상네트워크는 "비급여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부당 취득한 비용을 환자들에게 되돌려주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차라리 이를 일반급여화 시켜야 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의료계 관계자는 "급여의 성격과 비급여의 성격 항목을 함께 묶어놓은 100/100에서 이를 나눠 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그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매우 큰 논란거리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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