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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의 굴레 수련 포기하고 싶다"
[ 2004년 12월 09일 01시 34분 ]
2005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 흉부외과 등에 여전히 전공의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몇 년째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일부 병원에서는 아예 미달과에 대한 수련을 포기하고 싶다는 하소연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5년 넘게 미달…중도포기자 속출 악순환
흉부외과와 외과 등의 미달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0년부터 전공의 지원 저조에 대한 심각성이 제기돼 왔으며 해를 거듭할 수록 점차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흉부외과는 2003년 0.42:1에서 올해 0.56:1로, 내년도에는 0.7:1로 지원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으나 인력 부족은 여전히 극심한 상황이다.
결핵과와 예방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및 진단검사의학과 등도 전공의 지원 미달 현상은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이들 미달과 전공의들의 수련중 중도 퇴직율이 크게 높다는 점이다.
서울아산병원 김암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련의 중 평균 9.8%가 중도퇴직했으며 흉부외과(16.8%), 진단방사선과(14.3%), 산부인과(13.6%), 병리과(23.1%) 및 치료방사선과(22.1%) 등 미달과 중도포기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양정현 교수는 “기존 인력이 없으면 새로 들어오는 전공의들이 또 힘들어지고 그들에게 가중되는 업무가 부담돼 또 그만두고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심각성을 진단했다.
이 병원 수련교육팀 한 관계자도 “미달과에 중도퇴직하는 전공의가 늘어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흉부외과에 대한 수련 지정을 내놓고 싶다는 병원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산부인과 비인기과 전락↔진단방사선과는 안정권 진입 '희비교차'
2005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띠는 변화는 산부인과가 전공의 미달과로 전락한 반면 진단방사선과는 오명에서 벗어난 점이다.
병협에 따르면 산부인과의 지원율은 지난 2002년 1.2대 1에서 2003년 1.015대 1로 떨어졌으며 올해는 216명 모집에 172명만이 지원해 0.8: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서울대병원(정원 11:지원 10)과 가톨릭의료원(17:10), 경희의료원(3:2), 한양대의료원(5:1), 한림대의료원(10:8) 등 주요 수련병원에서 더욱 심각했다.
산부인과학회 김승룡 사무총장(한양의대)은 “산부인과의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수가로 인해 수련후 개원시 경제적 보상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의료사고 1위의 오명 등이 전공의 지원을 기피하도록 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에 반해 진단방사선과의 경우 과거 비인기과로 분류되던 경향에서 벗어나 지난 2002년 0.6:1의 경쟁률을 보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0.98:1로 상승, 올해는 1.2:1로 정원을 채우고 남았다.
영상의학회 허감 이사장(인제의대)은 “전공의의 안정된 수급을 위해 학회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며 “특히 점차 건강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검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것이 예전의 진방과의 위상을 되찾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련보조수당·수술료 인상등 고육지책…근본대책 시급
이러한 일부과 전공의 미달현상이 지속되면서 정부에서는 수련보조수당 지급과 수술료 인상 등의 방책을 모색해왔다.
최근 흉부외과와 신경외과 등 외과계 고위험 수술료가 평균 31% 인상되고, 병리과 등 기초과 수가도 40.4% 상향조정됐으며 국공립병원 전공의들에게만 지급되던 수련보조수당을 민간병원까지 확대하기 위한 예산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산부인과학회 김승룡 사무총장(한양의대)은 “아무리 전공의 시절에 보조수당을 준다고 해도 수련을 마쳤을 때 비전이 없는데 누가 그런 과를 선택하겠는가”라며 “수가 인상이라는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흉부외과학회도 "수련보조수당을 주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의료사고 등의 위험이 큰 흉부수술을 했을 때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수가보상과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회는 "외과계 수련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수가체계를 개편, 어려운 수술을 할수록 진료비용을 높게 책정하는 등 수가현실화가 최우선과제"라면서 "정부도 재정 상황을 고려해 흉부외과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왜곡된 의료시스템을 바로 잡으려는 정책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년째 흉부외과 전공의 미달사태를 초래하고 있는 한 병원 수련교육팀 관계자도 "이러한 미달과 현상이 앞으로 몇년간 더 지속될 경우 수련을 포기하는 병원들도 생겨 심각한 의료 불균형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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