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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 한 편의 쑈에 불과했다"
[ 2004년 12월 09일 11시 29분 ]
"한 편의 잘 연출된 드라마를 경험한 것 같다" "의료기관 평가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올해 처음 실시된 의료기관평가에 참가했던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이하 녹색연)가 '의료기관평가 제도의 올바른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한 포럼에서 쏟아진 악평들이다.
녹색연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의료기관평가에 참여한 시민단체 관계자 및 병원 관계자가 연자로 나서 2개월 간의 평가 과정에서 경험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연자로 나선 변성원 녹색연 정책위원은 '의료기관 평가사업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제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의료기관평가 요원으로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한 편의 연출된 드라마 속을 경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의료기관평가가 그만큼 작위적이고 형식적이었다는 것이다.
변 위원이 지적한 문제점은 입원 및 외래환자 면담시 설문내용이 불명확해 응답자들이 정확한 답변을 이끌어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평가대상이 된 3∼7일 사이의 입원환자의 경우 병원서비스에 대한 이용 및 이해도가 낮아 질문에 대한 답변이 힘들었고, 또 의료진과 직원의 친절 여부를 묻는 질문이 너무 포괄적"이라고 지적했다.
서비스 평가과정에서 평가요원 1명이 6∼7개 병원을 담당하는 것이 무리가 따르고, 각 병원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병상 수에 따라 일률적으로 동일한 평가툴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변 위원은 "의료기관평가에 소비자단체 등 비영리민간단체의 참여 폭을 넓혀 평가결과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그러나 평가과정의 문제나 조사항목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그 결과를 항목별, 의료기관별로 전면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연자로 나선 전국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 최은영 씨는 간호사 업무를 중심으로 이번 의료기관 평가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의료기관평가를 앞두고 병원들이 높은 평가 점수를 받기 위해 다양한 편법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기관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상업무 외에 환자권리장전 외우기, 장애인 화장실 신설 등의 과도한 업무가 추가로 발생했다"며 "특히 평가대상 환자를 미래 정한 다음 다른 환자들보다 더 신경쓰고 대상환자의 담당 의료진에게 사전에 수술, 마취, 경과 등에 대한 평가항목을 알려줬다"고 공개했다.
또한 △직원의 일시적인 배치전환 △비번자를 근무시키거나 휴가를 취소하는 등 파행근무 △직원을 환자로 둔갑시키거나 환자를 직원으로 바꾸기 △불만환자 조기퇴원 시키기 등의 편법사례가 만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기관 평가항목을 환자 및 보호자 입장에서 중요한 항목을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평상시 실현가능한 항목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특히 의료기관평가에 있어서 독립된 기구를 구성하고, 환자 및 보호자, 노조, 시민사회단체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기관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복지부가 정부와 의료계가 배제된 제3의 독립기구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포럼의 토론자로 나선 최경일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현재 복지부 차원에서 의료기관평가를 위한 제3의 독립기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별도의 독립기구가 설립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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