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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보험수가, 또다른 왜곡 낳는다
[ 2004년 12월 10일 02시 00분 ]
MRI 급여전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의학적 대체가 가능한 비급여 검사장비의 촬영이 증가, 국민들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난 96년 CT 급여전환 직후부터 MRI 촬영건수가 상승하는 경향에 따른 것으로 병원계가 손실보전 차원에서 비급여 검사장비를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병원계에 따르면 전체 환자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CT의 경우 급여전환 이후 촬영이 서서히 감소하는데 반해 비급여였던 MRI의 검사율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병원경영학회 연구결과 등에 따르면 3차 진료기관인 서울의 A대학병원의 CT검사 실적은 급여전인 95년 대비 급여가 실시된 96년에는 5월부터 검사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해 연말까지 전년대비 1400여건이 감소했으며 검사율은 0.28%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MRI의 경우 95년 검사율은 0.45%에 불과했지만 CT가 급여전환된 96년부터는 검사가 급격히 늘어나 촬영건수가 전년대비 4470여건이 증가, 검사율이 2배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계에서는 CT 검사율 감소에 대해 급여전환 직후부터 실시된 대규모 삭감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병원 수익보전 차원에서 의학적 대체가 가능한 경우 비급여인 MRI를 선호하는 경향도 일부 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A대학병원의 경우 CT 급여가 시작된 96년 1월 삭감률은 무려 50%에 육박했으며 2월 40.5%, 3월 31%, 4월 15.3% 등이었으며 CT촬영건수 감소가 일어나는 5월 이후에는 삭감률이 급격히 떨어져 12월에는 2%에 머물렀다.

B대학병원 교수는 "당시 CT 급여전환 이후 병원계에서는 96년 5월을 기점으로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었다"며 "CT 촬영에 따른 삭감을 피하고 병원계의 수익보전을 위해 의학적 판단에 따라 MRI 촬영건수를 증가시킨 부분도 있다"고 털어놨다.

C대학병원 관계자 역시 "CT가 비급여로 전환되면서 MRI의 촬영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MRI급여 전환 이후 병원 차원에서 의학전 타당성에 따라 비급여 검사장비의 활용도를 높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 역시 CT의 급여전환 이후 MRI 촬영건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을 인정하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적응증이 유사한 경우 병원들이 급여가 되는 CT보다 MRI를 선호하는 경향은 예상이 가능하다"며 "MRI 급여전환 이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MRI 급여전환으로 인한 환자의 새로운 부담증가를 우려하며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들도 잘못된 보험체계의 문제를 환자에게 부담하는 경향을 반성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이러한 악순환을 끊는 것은 환자와 병원간의 문제라기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의료계가 왜곡된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차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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