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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 '편법난무' 모두 사실로 확인
[ 2004년 12월 15일 13시 50분 ]
올해 처음 실시된 의료기관평가가 각종 편법으로 얼룩졌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지난 8월말부터 11월까지 실시된 의료기관평가는 500병상 이상 80여개의 국내 주요 대형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총 150개 항목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그러나 첫 의료기관평가를 전후해 의료계에서는 평가 대상 병원들이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국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윤영규)가 지난 11월 5일부터 30일까지 의료기관평가를 받은 국립대, 사립대 등 40개 병원(18곳 응답)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편법 동원설이 사실로 확인됐다.

보건의료노조가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병원의 88.9%인 16개 병원에서 의료기관평가를 앞두고 시설을 개·보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부 병원은 그동안 미비했던 시설물을 급하게 재보수한 수준이었지만 몇몇 병원은 빈 병실을 감염관리실로 전환한 후 평가가 끝나자 이를 다시 원상 복귀하는 등 평가를 위한 눈속임식 시설 개보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사 대상인 F병원의 경우 평가를 위해 시설 개·보수 등에 총 49억원 가량의 예산을 사용해 그동안 병원들의 시설물이 상당히 열악했음을 반증했다.

의료기관평가 기간 중 직원들에 대한 파행근무도 대부분의 병원에서 이뤄졌다.

조사 대상 병원의 88.9%인 16개 병원에서 휴무일에도 직원들을 근무시킨 것은 물론 휴가조차 주지 않는 파행근무를 일삼았고, 9개 병원(50.0%)은 직원들의 근무 부서를 일방적으로 배치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병원은 평가당일 원무과 직원이나 핵의학과 직원들을 각각 안내업무를 담당토록 지시했는가 하면 모병원에서는 간호등급을 올리기 위해 등급기준 산정에서 제외된 중환자실 등 특수부서 간호사를 일반병동으로 배치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가짜 직원이나 가짜 환자들을 고용한 병원들도 부지기수였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7개 병원(38.9%)에서 아르바이트생 등 임시인력을 고용하거나 공익근무요원을 안내업무 혹은 보조업무에 배치시켰고, 10개 병원(55.6%)에서는 평가 당일에 직원이나 가족들을 환자로 둔갑시켜 인터뷰에 응하도록 했다.

가짜 직원 및 환자를 동원한 병원은 직원을 외래환자로 둔갑시켜 평가요원들의 인터뷰에 응하게 한 것은 물론 직원 가족이나 지인들을 외래환자로 조작해 설문조사에 참여토록 한 것으로 밝혀져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 보건의료노조는 “의료기관평가 담당기관을 정부와 병원계가 아닌 제3의 독립기구로 하고, 복지부를 비롯해 병협, 보건노조, 시민사회단체, 공익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의료기관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기준 개선 등 평가사업 전반을 논의·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와 함께 시설에 대한 평가기준을 최소화하는 대신 환자를 위한 서비스 평가를 위주로 하되 평가대상 병원에서 급조하거나 조작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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