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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한의사 양방의료기기 사용 'KO패'
[ 2004년 12월 21일 06시 10분 ]
행정법원이 한의사가 진단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한의사의 방사선 진단행위가 한의학상 인정되는 의료행위로 인정했다.
특히 한의사의 방사선사 지시권까지 인정하는 등 한의계의 주장을 모두 수용하는 파격적인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5부(재판장 김창석)는 21일 K한방병원이 서초구보건소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행정법원은 한의사가 CT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고 있거나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못박았다.
행정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의료법은 의사나 한의사 면허의 범위와 관련해 의료행위나 한방의료행위의 내용이나 특정한 의료행위의 허용 또는 금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행정법원은 다른 법령을 보더라도 CT기기를 사용한 방사선 진단행위를 특정해 따로 면허제도를 없으며, 한의사에 대해 CT기기의 사용이나 이를 통한 진단행위를 금지하는 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의사에 대해서만 CT기기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거나 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 면허에 포함되지 않은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법원은 한의사의 방사선 진단행위가 한의학상 인정되는 의료행위로 간주했다.
법원은 "CT의 용도나 사용목적에 비춰볼 때 한의사가 환자의 용태를 보다 정확하게 관찰하기 위해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망진의 수단에 해당되며, 이를 한의학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오히려 법원은 현재 여러 한의학과에서도 CT와 같은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기 위해 해부학, 진단학, 진단방사선학 등 영상진단에 필요한 과목을 개설해 교육하고 있다는 것을 들어 CT를 이용한 진찰을 학문적으로 인정했다.
특히 법원은 의료기사가 한의사의 지도를 받아 CT를 촬영했다면 의료기사법을 위반한 것에 해당돼 방사선사의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사유에 해당된다고 인정하면서도 한의사가 CT촬영을 지시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원은 "한의사의 CT기기 등 영상기기 이용은 진단과정에서 정확한 진단을 위한 정보의 확대를 의미할 뿐이어서 비록 양의학에서 개발된 기술이라 하더라도 한의사에 의한 이용을 금지해야 할 합리적 사유를 발견하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행정법원은 의료기사는 의사나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진료를 해야 한다는 의료기사법 규정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나섰다.
이런 점을 들어 법원은 "한의사가 의료기사에 대해 CT 촬영을 지시한 것을 가리켜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행정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법원은 현행 특수의료장비 설치 및 운영 규칙상 CT 등 특수의료장비를 설치 등록하기 위해서는 진단방사선과 전문의자격이 있는 의사를 고용해야 할 필요가 있고, 한방병원에서는 의사의 고용이 금지되어 있어 실질적으로는 한방병원에서의 CT기기 설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의료법상 한의사의 CT기기 사용이나 진단행위를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사실상 한의계의 손을 들어줬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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