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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서울아산병원만의 고민이 아니예요"
[ 2005년 01월 05일 22시 04분 ]
"오늘 기사 잘 봤어요" "무슨 기사요" "서울아산병원 수익 관련 기사요" "아! 그거요"

데일리메디 5일자 '서울아산병원 매출 늘어도 수익은 줄어' 기사와 관련, 기자는 이날 평소 잘 아는 병원계 인사들로부터 두 통의 전화를 받았다.

새해 안부를 겸한 덕담이 오고간 후 이 기사에 대한 評(평)이 전해졌다. 요약하면 "서울아산병원만 그런 게 아니라"며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래도 거기는 1등병원 아닙니까. 우리는 죽을 맛이예요. 올해 잘못하면 큰일날지 몰라요"라고 말해 아연 긴장감이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통화가 길어졌다. 병원의 어려운 사정은 기본이고 올해 임금은 어떻게 하며 구조조정을 해야되는 건 아닌지 등등. 술에 단골 안주처럼 끼는 정부 불신 대목에서는 목소리 톤이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한 사람은 "아니 도대체 정부는 왜 병원을 못잡아 먹어 안달인지 모르겠어요. 요즘 병원들 서비스도 좋고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사사건건 족쇄를 채우는데 진짜 미치겠다"며 불만을 늘어났다. 덕담으로 시작된 통화는 말미에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살 방법을 찾아야죠"라며 위로를 주고받으면 서야 끝났다.

서울아산병원은 우리나라에서 단일 규모로는 가장 크다. 규모에 걸맞게 환자도 제일 많다고 볼 수 있다. 기자가 봤을 때 이 병원을 찾는 수많은 환자들은 단순한 내원보다는 '진료의 질(質)'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다고 판단된다.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서 최고의 의사들한테 자신과 가족의 병을 맏기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러한 믿음이 전제됐기 때문에 경향 각지서 몰려든다.

많은 환자를 보는 서울아산병원의 수입이 올라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더불어 수익도 늘어나는 비례법칙이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병원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경영논리로는 이해가 안된다. 종극에는 적자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한다. 실제로 진료만 봐서는 적자라니 과연 국민들이 이를 믿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국내 병원들의 의료기술은 세계적 수준과 어깨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서비스도 어떤 조사에서는 호텔보다 높게 나왔다. 주한 외국인들은 유명한 의사를 쉽고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한다. 외국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정부와 일반 국민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강하다.

병원계에서는 "서울의 큰 대학병원중 하나가 망해야 한다"는 말이 회자된다. "그래야 병원이 어렵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인식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 희생양이 나올지 그런 희생양이 생기면 한국의 보건의료정책에는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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