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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 "네티즌에게 걸리면 병원 문닫아야"
[ 2005년 01월 14일 02시 04분 ]
"조그만 실수나 언론보도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인터넷을 타고 전국으로 확산돼 무차별적인 매도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네티즌에게 걸리면 끝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무통분만 사건, 불법 지방흡입술 보도와 관련해 의사들에 대한 불만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대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고민 섞인 목소리이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을 이용해 의료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통한 홍보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의료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전국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는 등 역풍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특히 언론보도와 관련해 병·의원의 실명이 거론되지 않더라도 인근 지역의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실명을 공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불법 지방흡입술 보도의 당사자인 L산부인과의 경우 일부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실명이 공개되면서 의원 홈페이지에는 비난과 위로글이 폭주해 평소의 4~5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이 의원 홈페이지에는 해당 의료진의 신상과 얼굴까지 고스란히 노출돼 있어 의료기기 매매상의 환자시술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개인 사생활 침해 소지까지 발생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말 발생한 무통분만 사태 역시 한 네티즌이 인터넷 동호회에 올린 글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인터넷의 위상을 의료계에 각인시킨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 네티즌이 진료비 산정에 의문을 제기한 글이 인터넷 상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는 이와 유사한 민원이 폭주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무통분만 관련 적용기준 등이 개정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터넷 상에는 무통분만 관련 문의와 함께 의료계에 대한 불만여론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의료계 전체가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묘사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홍보효과 등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면서도 네티즌들의 냉정한 판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사건 발생 시 병·의원 홈페이지가 인신공격의 장소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홈페이지 운영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한 개원의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를 통해 인터넷의 위력을 새삼 실감했다"면서도 "불법을 저질렀다면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실명을 공개하는 등 한 개인을 완전히 사회에서 매장시키는 행위는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의료상담을 위해 만든 홈페이지가 언제 비난여론이 확산되는 자리가 될지 두렵다"며 "좋던 나쁘던 인터넷을 통해 국민들이 의료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느냐"는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동준기자 pdj2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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