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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출혈경쟁'에 휘청거리는 제대혈업체
[ 2005년 02월 06일 21시 21분 ]
한때 웰빙 바람과 함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제대혈 관련 업체들이 최근 과열경쟁으로 인한 경영상 압박이 가중, 이용자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제대혈 업체들이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이유는 국내 제대혈 관련 사업이 대부분 사설 업체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제대혈 사설 업체만도 무려 14곳이다.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업체들이 생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무리한 출혈경쟁이 촉발됐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더 많은 제대혈을 확보하기 위해 병의원에 탯줄혈액 채혈 관련 비용을 무리하게 지급, 경영난을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보통 업체들이 제대혈 1건당 병의원에 지급하는 채혈료는 평균 25만원~30만원 가량이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고 40만원~50만원까지도 지불하는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실상을 전했다.

현재 제대혈 보관료의 경우 보통 15년을 기준으로 90만원~130만원대 정도지만, 채혈료를 과도하게 지급하는 업체들은 그만큼 경영상의 무리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제대혈 보관 사업의 선두에 나섰던 모 기업의 경우 이 같은 사정으로 20여명에 이르던 직원들의 절반 이상이 퇴사하고 현재는 6명만 남아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더욱이 임금도 5개월 이상 체불됐을 정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처럼 사설 제대혈 보관 업체들의 경영이 위태로워지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냐는 불안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복지부에 등록된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제대혈은 개인(가족) 제대혈 11만7000여개, 연구 및 치료 목적의 공여 제대혈 5만8000여개.

만일 업체들이 부도가 나서 제대혈을 더 이상 보관할 수 없을 경우 소비자들의 막대한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들 업체의 과열경쟁을 막을 수 있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이다.

사설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정부가 단독으로 제대혈 관리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보관장소를 확보하지도 못하고 있는데다, 이들 사설 업체들의 경쟁을 통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지도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올해 안으로 '제대혈 가이드라인'을 제정, 보다 안전한 제대혈 관리 사업을 위한 방편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체간 경쟁이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체 관계자들은 메이저 회사들이 솔선수범해 무리수를 두는 경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실 제대혈 보관 업체가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었다"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시장 쪽에서 먼저 스스로 정화하려는 움직임이 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서윤아기자 sya@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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