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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과오 형사책임과 의사 진료의 양면성"
[ 2005년 02월 10일 13시 07분 ]
현직 검사가 의사들이 의료과오로 인한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려면 히포크라테스 정신에 부합하는 자세와 환자와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 눈길을 모은다.

아울러 의료과오의 형사책임은 피해자의 보호 측면과 의료인의 의료시술 보장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상존, 법률가적인 판단보다 의사정신에 입각한 적절한 조치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제주지방검찰청에서 현직 검사로 재직중인 김성일 검사는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연세대의과대학 교수보호제도 세미나에 참석, ‘의료과오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이날 김 검사는 의료과오 성립요건으로 ▲환자 사망하거나 상해 결과가 발생해야 하며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예상 가능해야 하며 ▲다른 방법에 의한다면 피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결과가 의사로서 업무상 요구되는 객관적인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 등을 들었다.

그는 또 이러한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의 사상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 검사는 작년 상반기 의료계에 파문을 일으켰던 보라매병원 사건을 예로들며 이를 부연했다.

당시 대법원은 보호자가 의학적 권고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퇴원을 강청(强請)하여 담당 주치의가 퇴원을 허용했으나, 결국 환자가 사망하면서 의사가 살인죄로 기소됐던 사건에 대해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에서 “담당 주치의는 환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발생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인정되지만, 사망에 이르기까지 핵심적 경과를 계획적으로 조종하거나, 저지 촉진하는 등으로 지배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살인죄 공동정범의 객관적 요건인 이른바 ‘기능적 행위지배’ 측면에서 흠결이 있어, 담당 주치의는 살인방조죄만 성립된다”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 김 검사는 “의료과오의 형사책임은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보호 측면과 의료인의 의료시술에 대한 보장이라는 서로 이율배반적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며 “한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다른 한 측면이 너무 위축되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에 부합하는 의료인과 환자와의 신뢰가 가장 필요한 대목”이라며 “법률가적인 판단보다는 의사정신에 입각한 적절한 조치와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재붕기자 jb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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