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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韓, 대립 이젠 'No'…한국적 의료 '창출'
[ 2005년 02월 14일 20시 31분 ]
지난해 말 한의사 CT 사용에 대한 법원의 판결로 인해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한 해묵은 의료계와 한의계간의 소위 ‘양한 분쟁’이 올해 들어 감기 등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한국 의료 양대 산맥의 논쟁으로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갈등의 절충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이전의 분쟁은 사안별로 덮여버리거나 유야무야됐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늘 뒷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작부터 심상찮다. 의료계에서는 이 참에 "뿌리를 뽑자"는 근간을 흔드는 강경한 움직임이다.[편집자주]

[上] '醫-韓 맞불' 의료 르네상스 태동하나
[下] 醫-韓 이제 'NO'…한국적 의료 창출 '答'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

내과의사회가 벌이는 캠페인의 내용은 한약제가 독성간염, 심장병, 신장병, 위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한약 복용 전에 반드시 병·의원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사회는 한약의 부작용을 담은 소책자 1만부를 조만간 발행해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의사회는 “뇌졸중 등 일부 질병의 경우 한방의 비과학적인 접근으로 인해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것은 물론 한약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며 “자신에게 맞는 한약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상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의계도 스테로이드 등 양약의 독성과 부작용 사례 등을 수집하기 시작한 상태다.

한의계 한 관계자는 “양약에 대한 독성과 부작용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들도 충분하고 그 피해사례들도 많다”며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전했다.

특히 한의계에서는 부작용과 독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미 자체적으로 반드시 한의사에게 처방을 받고 한약을 복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개원한의사협의회는 “무분별하게 한약재를 그냥 사서 달여 마시거나 한의사의 처방을 받지 않고 임의적으로 약을 지어먹는 경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며 “이러한 문제점은 한의계 스스로도 자체적으로 고쳐나갈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 같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두 단체의 갈등 양상에 한 의료계 인사는 “양약이든 한약이든 약이라는 것은 치료의 기능과 부작용을 함께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부분을 가지고 갈등을 확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한의계 관계자도 "부작용이나 심각한 피해가 있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하는 것처럼 한약도 마찬가지“라며 "'약'이라는 공통분모에 맞는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개념 한국의학 탄생 원년으로"

의료계와 한의계의 고질적인 갈등이 촉발될 때마다 매번 '일원화'와 '한국적 의료' 등이 거론돼왔다.

하지만 오랜시간 이어져온 관습적인 부분이기에 어느 누구하나 일원화의 목에 방울을 달기 위해 나서지 않고 있다. 결국 그냥 앙금만 남긴채 덮여지곤 한다.

그러나 이번 CT와 부작용 캠페인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두 사안이 유사한 시기에 터져버려 상호 거부감이 더욱 크다.

최근 피부과개원의협의회는 한약으로 인한 피부질환 치료에 대한 대규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 이와 관련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한의계와 화해의 손을 잡고 함께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기로 하면서 논란을 일단락지었다.

이번 갈등도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라는 공통점을 함께 본다면 오히려 쉽게 그 접점을 찾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CT와 부작용이라는 두 사건이 한꺼번에 일어나 감정적인 대응으로 치닫는 면이 없지 않다"며 "특히 앞으로 의료기기 사용 등의 문제는 불경기에 밥그릇 싸움과 직결될 수 있어 담판을 쉽게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그는 "올 한해를 의학과 한의학이 충돌하고 갈등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담론이 오가는 한해로 삼아 그동안 묻혀 있던 내재된 갈등을 풀어낼 수 있길 바란다"며 "그것만이 한국적 의료일 수 있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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