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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1위 왕국 오명 對 세계 최저 출산율"
[ 2005년 02월 27일 14시 40분 ]
사회전반에 ‘저출산’ 비상이 걸렸다. 가임기간 출산 자녀수로 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1.17명 수준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우리 세태를 둘러보면 이와 반하는 아이러니가 발견된다. 바로 ‘낙태 1위 왕국’과 ‘해외입양 1위 국가’라는 오명. 무엇이 우리사회에 이렇게 반대되는 패러다임의 문제들을 양산시키고 있는 것일까? 정부의 '인공임신중절대책' 수립에 앞서 공론화되고 있는 낙태 찬반론을 통해 이를 살펴보자
[편집자주]
“10대라도 낳아야? 말아야?…낙태 찬반론 가열”
10대 청소년의 임신을 소재로 한 영화 ‘제니주노’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국회에서 시사회를 갖고 이 영화가 청소년의 성 문제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 사회적 부작용을 우려하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성교육 전문가인 구성애씨는 15살이라도 영화에서처럼 임신을 했다면 낙태보다 아이를 낳는 것이 엄마 몸에도 훨씬 낫다고 정 반대의 발언을 내놓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찬반 논쟁도 각 인터넷 사이트마다 한창이다. 이미 이 영화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마다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에 한 네티즌은 “10대라도 아이를 낳은 것은 잘한일이다. 아이에 대해 책임만 질 수 있다면 낳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미성년자가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단순한 모성보호차원을 떠나 무분별한 성행위라는 측면서 얼마나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것인가를 간과한 영화”라고 반박했다.
“임신중절이 저출산 세태의 원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 방송 시사프로그램에서는 병의원에서 얼마나 많은 낙태수술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해 보도하며 그 오명의 책임이 산부인과 의사에게 있는 것처럼 보도해 또 한번의 파문을 가져왔다.
사회전반의 눈초리는 산부인과 의사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낙태로 인해 출산율이 줄어들고 있다”, “낙태를 금지하는 것이 저출산의 해결책이다” 등등.
하지만 이와 관련, 한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중절로 인해 저출산 현상이 양산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기혼 여성의 임신 중절의 책임은 전적으로 출산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사회적 제도 탓”이라고 꼬집었다.
한 산부인과 개원의도 “미혼 여성의 경우 임신, 출산, 낙태 등에 있어 모두 여성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풍토에서 산부인과 의사마저 이런 여성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모두 이들에게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저출산'의 원인을 '임신 중절'에 돌리고 이를 무조건 금지한다면 더 큰 폐단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산부인과 교수는 "개방된 성문화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은 늘어만 갈 것이고 임신 중절을 막을 경우 이러한 수술은 음지로 향할 수 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수술 이후 적절한 처치를 하지 못해 다음 아이를 가질 수 없도록 모성을 망가트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낙태의 윤리적 접근 금물, 현실고려해 陽地로…"
‘제니주노’에 대해 평론가들은 태아의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윤리의식에 점철된 ‘출산장려영화’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이 같은 윤리의식은 여전히 사회에서 주류로 통용되는 상식이자 미담이다.
하지만 더 이상 낙태와 임신중절을 이 같이 윤리적 측면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산부인과학회 박문일 정보이사(한양대병원)는 “낙태를 윤리적 문제에서 접근한다면 이는 정말 위험한 발상”이라며 “산모의 건강과 사회적, 법적 보호의 테두리 및 다음 아이를 갖는 문제까지 종합적이고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최안나 홍보이사도 “윤리적 문제에서 낙태를 보다보니 ‘낙태=살인’이라는 관념으로 자꾸만 음지로 임신 중절이 향하고 있다”며 “저출산과 임신중절은 완전히 별개로 생각해야 하는 문제”고 제시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복지부는 이 자료가 수집 되는대로 합리적인 인공임신중절 대책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는 복지부 및 여성부 등이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이에 협조할 계획이다.
산부인과학회 정성노 이사장(한양대병원)은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윤리적 접근으로 인해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명확한 통계가 없었던 실정”이라며 “정확한 실태 조사를 통해 이를 합리적이고 양성화시켜 풀어나갈 수 있는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설명]제니주노 영화속 한 장면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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