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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英환자·인도의사-韓환자·중국의사
[ 2005년 04월 11일 21시 54분 ]
앞으로 10년 전후, 길게 보면 20년이내 세계 제2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것이 확실시되는 중국과 인도. 전세계 경제의 블랙홀로서 이들 나라가 쥐락펴락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들린다.
경고음이 의료 분야라고 예외는 아닐 듯 싶다. 이미 한국 환자들이 중국으로 몰려가는 현상은 특별한 뉴스가 아니다. 살수만 있다면 장기매개가 가능한 중국은 의료의 파라다이스인 셈이고 무작정 중국행을 비난할 수만도 없는 실정이 됐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행태에 깊은 우려와 걱정을 보내지만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부작용 폐해도 나타나지만 그때뿐, 중국으로 향하는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얼마 전 기자는 원로 교수에게 이런 우울한 미래가 현실로 예견되는 이야기를 들었다. 듣다보니 고개가 절로 끄떡여졌다. 우린 이대로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을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면서….
그는 중국 경보를 걱정하다가 영국과 인도에 관한 상황을 소개했다. "요즘 영국의 돈있는 환자들이 인도로 가는 것 알아요"하고 묻는 것이었다. 영국에 인도 의사들이 많고 화이트칼라나 돈있는 영국인은 미국으로 가서 진료나 수술 받는 것을 알고 있던 기자는 의외였다.
"미국서 공부하고 온 실력있는 인도 의사들이 환자들이 넘쳐나는 자국에서 엄청난 진료경험을 토대로 실력을 쌓은 거죠. 그러다보니 영국사람들이 값도 싸고 대기할 필요도 없고 말도 통하니까 미국으로 안가고 영국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상황을 한국과 중국에 연계시켰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지막지하게 중국으로 가고 있다. 조만간 중국 의사들이 다양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저가의 고난도 시술을 펼치면 환자들이 미국이 아닌 중국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관광과 의료가 패키지화되면 걷잡을 수 없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노(老) 교수는 "중국은 인구가 넘쳐나 물량 공세라면 게임이 안된다. 여기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한다. 장기매매가 그런 사례"라며 "넋 놓고 있다가는 크게 당한다. 나역시 의료패러다임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단순 비교와 가상에 의한 미래 설정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웬지 섬뜩함이 느껴진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건강보험, 의료 및 약가 정책, 단체간 대립 등 내홍이 그치지 않는다. 이럴때 일수록 옆 동네에서 벌어지는 사안에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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