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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먹은 아기, 오히려 전신에 아토피 퍼저"
[ 2005년 04월 15일 02시 33분 ]
의료계가 한약 부작용 사례에 대한 증거 수집에 나선 가운데 의협이 최근 한 통의 제보전화를 받고 이 같은 사업을 더욱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주부 윤 모(32)씨가 28개월된 아기가 한약을 복용한 후 전신에 아토피가 퍼졌는데 어떻게 하면 되냐"며 대책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이 주부는 "원래 아기는 얼굴 부위에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었고 한의원에서 아토피를 치료한다는 말을 듣고 일산 모 한의원을 찾았으며,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아기에게 2주간 한약을 먹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문제는 다음에 벌어졌다. 이 주부는 "한약 복용 후 아기의 아토피가 얼굴 이외의 부위로 퍼지기 시작했고, 2주가 지난 후에는 전신으로 퍼졌다"며 "당황해서 한의원을 찾았으나 원장으로부터 책임을 회피하는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고 분개했다.
이 주부는 "한의원에 전화해도 잘 안되고 직접 찾아가도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미리 손을 쓸 수가 없었다"며 "처음에는 한약 복용 후 나타나는 명현반응(暝眩反應)이겠거니 했고 전신에 아토피가 퍼졌다고 해도 한의원에서는 나중에 아기가 나이가 들면 저절로 낫는다는 식의 불투명한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의협은 "윤씨는 이후 일산백병원을 찾아 아기의 아토피 치료에 들어갔으나 이미 아토피가 전신으로 퍼진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와 관련, "한의원은 병의원처럼 처방전을 발행하지 않아 부작용이 나타나도 어떤 성분이 원인이 되는지 밝히기 어려운 데다가, 이 주부가 찾은 한의원 측에서는 처방한 약을 알려달라는 윤씨의 요구도 거부해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기 힘든 상태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김규한 서울의대 소아피부과 교수는 "복용한 한약의 성분이 무엇인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실제로 한약에 의해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례가 수없이 많이 발견된다"며, "초기에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았더라면 이렇게 전신으로 아토피가 번지는 경우는 절대로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번 사안과 관련, "검증되지 않은 한약에 의한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환자가 복용한 한약재와 부작용과의 인과관계를 분명하게 밝혀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약 처방전 의무화 등 한약 및 한방의 체계화가 시급하고, 의료계 차원에서도 한방에 대한 연구 및 검증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명 : 명현반응(暝眩反應)]
병을 앓다가 치유되기 시작하면 몸 상태가 가뿐해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통증이나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현상을 일컬은다.
박재붕기자 jb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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