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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임산부 한약복용後 간수치 6.7배 증가
[ 2005년 04월 17일 21시 57분 ]
한약복용에 따른 부작용 사례들이 잇따라 의사협회에 제보되고 있어 한약 복용후 나타나는 부작용실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의사협회는 얼굴에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던 28개월된 아이가 한약을 2주간 복용하고 난 후 아토피가 전신으로 퍼지는 부작용 사례가 제보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의협은 17일 임신 말기의 임신부가 감기 치료를 위해 한약재를 먹은 후 간수치가 급상승해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또다시 밝혔다.

이에따라 '감기치료를 한방으로 하자'는 한의계의 움직임에 의료계가 의료일원화를 주장하고 나선 상태에서 이 같은 한약부작용 사례들이 잇따라 제보되고 있어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의협에 따르면 이 임신부는 광주에 사는 32세 경산부로 지난 3월 초 감기 증상이 있어 인근 한의원을 찾아 이틀동안 한약을 지어먹었다.

그러나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고 피로감을 느껴 한약복용을 중단하고 평소 다니던 M산부인과를 찾았다.

산부인과 의사는 임부의 간손상을 의심해 혈액검사를 시행한 결과, 세포손상시 증가하는 수치인 AST와 ALT가 각각 531 IU/L와 380 IU/L를 기록했으며, 간이 손상되어 해독능력이 저하될 때 증가하는 수치인 빌리루빈(bilirubin)이 3.4 mg/dl로 나왔다.

환자의 한약복용 직전 간수치는 AST 79 IU/L, ALT 118 IU/L로 AST는 6.7배, ALT는 3.2배로 상승한 것이다.

결국 이 환자는 전남대병원 산부인과로 옮겨 정밀검사를 받고 약 3주간 치료했으나 결국 3월 말경 임신 38주에 유도분만을 시행했다.

당시 환자의 추정 진단명은 '한약으로 인한 독성간염'과 '임신중 지방간'이었다. 이미 두번의 출산을 경험했던 산모는 지난 임신 기간 중에는 간손상 징후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를 치료한 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환자가 처음 병원에 내원했을 때 AST와 ALT가 모두 700대로 매우 높은 상태였다"며 "함께 환자를 봤던 내과 전문의의 초음파 검사결과 기질적 손상이 의심된다며 조직검사를 권했지만, 환자가 거부하는 바람에 확진은 할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환자의 간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임신 중 지방간'과 '한약으로 인한 독성간염'은 모두 임신과 한약복용 등 원인을 차단할 경우 정상수치로 돌아오기 때문에 현재로선 확정 진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이라고 확진할 수는 없지만, 임신 중 지방간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데다, 한약 복용 외에는 간손상을 유발할 만한 다른 인자가 없었으므로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5년동안 식물 및 생약제로 인한 간독성을 연구해 온 안병민 부평세림병원 내과 과장은 "비록 한약을 이틀밖에 복용하지 않았지만 독성간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며, 더구나 임신 중에는 독성간염에 대해 취약성을 띠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안 과장은 또 "이 환자는 한약을 먹기 전에도 간수치가 정상보다 약간 높은 상태였기 때문에 한약 복용을 하면서 급격한 간손상이 유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성노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한양대 산부인과)도 "임신중 신체는 안정적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효과나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은 한약 복용 등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의협은 "검증되지 않은 한약에 의한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환자가 복용한 한약재와 부작용과의 인과관계를 분명하게 밝혀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약 처방전 의무화 등 한약 및 한방의 체계화가 시급하고, 의료계 차원에서도 한방에 대한 연구 및 검증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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