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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西 통합의대 시범운영후 의료일원화"
[ 2005년 04월 17일 12시 51분 ]
대한의사협회가 의료 백년대계 차원에서 추진중인 의료일원화와 관련 학계, 시민단체뿐 아니라 의료계 일각에서도 보다 신중한 접근과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일원화를 논하기에 앞서 그 전단계로 醫·韓간 협진체계를 우선 도입하고, 이를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동서의학을 같이 교육하는 동서통합의대를 시범 운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16일 '한국 의료일원화의 쟁점과 정책방안'이란 주제로 제13차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우리나라 의·한방 통합의 과정과 전망'으로 주제발표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는 "의료일원화를 위한 논의 수준을 낮추되, 실천적인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일원화 추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조 교수는 "일원화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을 전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강조되다보면 지금까지 역사가 말해주듯이 오히려 일원화의 정치적 성격만 부각시켜 서로를 멀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로 멀리하는 것은 집단 내부적으로는 결속만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유용할 수 있지만, 일원화는 그만큼 멀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병희 교수는 "의협이 진정으로 일원화를 원한다면 이제부터는 조용하게 醫·韓간의 협진을 위한 모듈을 개발하고, 상호 상대방 의학을 이해하기 위한 인적교류와 교육교류를 실천하는 것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같은 협진체제 도입 제안은 의료계 인사로부터도 공감을 얻었다.

이날 지정토론자로 나온 대한보완대체의학회 이성재 이사장(가천의대 길병원)은 "현재 서구사회의 의학은 환자들이 요구하는 것, 즉 환자중심으로 그 축이 이동하고 있다"며 "의료일원화를 논하기 전에 현행 시스템을 정확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재 이사장은 "현행 의료체계는 분명히 의사, 한의사로 구분된 이원화 체제"라며 "의료일원화는 의사와 한의사간 일원화 또는 방법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의사와 한의사간 공감대 없이 의료일원화가 일방적으로 주장되면 국민들은 결국 두 의학간의 밥그릇싸움으로 밖에 보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일원화를 위해서는 의사와 한의사가 공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부터 일원화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의 일방적인 의료일원화 주장은 분쟁을 위한 분쟁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장 중지해야 한다"며 "일방적인 의료일원화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한의사들로부터 반감을 사지 말고, 한의사들도 참여하는 의료일원화준비대책위원회를 만들 것"을 수정, 제안했다.

특히 이성재 이사장은 이처럼 의료일원화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시범적으로 '동·서통합의과대학'을 설립, 운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처럼 의사와 한의사간 의료일원화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보완대체의학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에는 동·서통합의학연구소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라며 "동·서통합의학연구소 설립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재국 박사도 "의료일원화가 법에 의해 성사되더라도 한방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존재하는 한 한방은 생존할 수 밖에 없다"며 "국민들이 의료일원화를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 지 현실적으로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재국 박사는 "국민들은 의학기술의 발달에 신경쓰기보다는 최고의 진료를 받는 것, 또는 부양자로서 돈을 써서라도 환자(윗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게 우리의 국민성"이라며 "의료일원화를 위해서는 작은것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의사들이 일방적으로 의료일원화를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며 "이제는 의사 및 한의사 면허를 동시에 갖고 있는 동시면허소지자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면허 소지자들이 위원회 같은 것을 구성해서 한방치료의 실효성, 비용, 방법 등을 교통정리를 하는등 작은것부터 우선순위를 두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국 박사는 또 "의료일원화는 단기적으로 해결적 사안이 아니다. 법에 의해 결정되더라도 그 시간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며 "그 전에 우선 의사, 한의사 동시면허 소지자들에게 양쪽 진료를 모두 허용하도록 법부터 정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실련 대표로 참가한 김진현(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의료일원화는 의료계 측면뿐 아니라 한의계와의 양자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라며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접근방법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이 한방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서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양보하는 부분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의사들의 보다 열린 마음을 주문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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