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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학회 공정경쟁규약과 '羊頭狗肉'
[ 2005년 04월 18일 11시 15분 ]
본격적인 춘계 학술대회 시즌이 도래하면서 여느해 처럼 제약협회 산하 공정경쟁협의회가 의약품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지도 감시활동을 천명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얼마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열리는 학회에까지 현지조사를 실시, 올해 총 11차에 걸쳐 제약사들의 공정경쟁규약 준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협의회의 현지조사 소식에 반응을 보이는 제약사는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03년 제약협회가 제약업계에 만연돼 있는 리베이트 관행을 척결하겠다며 공정경쟁협의회를 신설할 때만 해도 각 제약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몸을 사렸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공정경쟁규약은 매년 학술대회 시즌에 잠깐 회자되고 마는 형식적 절차로 전락해 버렸다.

‘자체 정화’라는 좋은 취지를 갖고도 ‘솜방망이 규약’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데는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현지조사에서 불공정거래행위로 적발된 제약사에 대한 협회의 미온한 처벌의지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금까지 적잖은 제약사가 불공정행위로 적발이 됐지만 협의회는 대외 공개는 고사하고 자체적인 시정권고 수준에 그쳐 불공정행위 척결의지를 의심케 했다.

뿐만 아니라 100만원을 상회하는 경품 제공 사례를 적발하고도 아무런 법적 제제 없이 넘어간 대목은 협회의 미온한 처벌의지를 읽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일벌백계(一罰百戒) 차원에서 몇 몇 제약사에 대해 철퇴를 내렸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협회가 회원사 보호에 연연하기 보다는 징벌 대상 제약사를 대내외에 공포, 강력한 처벌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공정경쟁규약이 선전은 버젓하지만 내실이 따르지 못함을 비유하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사자성어와 동일시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협회가 지금이라도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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