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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醫-국회, 의료시장개방 '평행선'
[ 2005년 04월 27일 21시 25분 ]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의료시장개방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의 인식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주관으로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벌어진 ‘의료시장개방과 국립대병원의 경쟁력 제고에 관한 토론회[사진]’는 이 같은 양측의 인식차이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이 날 허대석 서울의대 의료정책연구실장은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선택적 의료와 필수적 의료의 구분을 통해 국립대병원에서 할 수밖에 없는(이익이 안돼는) 기초 의료에 대한 연구와 임상시험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예로 허 교수는 고가의 의료장비나 신기술을 요하는 선택적 의료를 ‘명품가방’으로 기본권적 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 의료를 ‘일반가방’으로 비유했다.

그는 “의료의 공공성과 시장개방의 문제가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의료를 산업화 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의 변화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결국 의료의 공공성의 가치 판단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모든 의료는 필수적 재화이므로 모든 국민에게 공평히 분배돼야 한다'는 정부의 명제가 논의의 전제조건인 의료의 공공성과 경제적 능률성을 구분하지 못한 '인식차'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허 교수의‘설득’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한 듯 확연한 입장차를 보였다.

허 교수의 주장에 대해 구논회 의원(열린우리당)은 “우리당은 의사들에게 인기가 없는 당”이라고 운을 뗀 뒤 “의료에서 필수와 선택의 구분 문제를 명품에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 반드시 형평성은 보장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수희 의원(한나라당)은 “병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관료주의적인 인사시스템부터 혁신하라”며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급선무지 국립대병원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재정을 지원해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는 “개방을 반대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고 낙후된 산업이 반대하는 것이다. 난 우리 의료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추켜세우며 “서울대병원은 기초의료보다 국립대 위상에 걸맞는 최고수준을 추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허 교수가 ‘설득’을 위해 펼친 논리가 너무 어려웠을까. 아니면 의원들의 수준 높은 ‘모르쇠 작전’이었을까. 이 날 토론회는 추후 논의될 의료시장 개방에 대한 정부 정책에 귀추가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를 남겼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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