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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리 의사입니다" 전공의 고백 반향
[ 2005년 04월 27일 21시 14분 ]
정말 성심 성의껏 돌봐드렸고 그래서 친하다고 생각했던, 어느 암환자의 보호자 할머니. 암환자인 환자가 힘이 없고 영양 상태가 안 좋은데다 죽을 반밖에 못 드셔서 영양제 처방이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데 어느날 저한테 오셔서는 언성을 높이시더군요. "왜 밥먹는 사람한테 영양제를 줘서 비보험으로 되게 만들어요!" 그만 할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대체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한 내과 전공의가 포털사이트 토론방에 올린 ‘저는 비리 의사입니다’라는 글이 네티즌 사이에 큰 반향(反響)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과를 2년째 전공하고 있는 27세 의사’라고 밝힌 주인공은 27일 다음(Daum) 토론방에 임상 현장에서 느낀 당국의 불합리한 의료보험 정책을 호소력 있게 기술했다.

주인공은 “죽을 반 밖에 못 먹는 암 환자에게 4000원짜리 영양제 처방했다고 비보험으로 돌려 과잉진료 비리 의사를 만드는 현실은 억울하다”고 하소연 했다.

또한 “소신있는 의사까지 비리의사로 내몰며 만든 보험 재정을 암 환자한테 돌려준다니 선심 많이 써서 좋겠다”며 당국의 보험 정책을 역설적으로 꼬집었다.

주인공은 효과는 좋으나 엄청나게 까다로운 보험 적용 기준을 갖고 있는 백혈병치료제 리툭시맙(Rituximab)이나 500~1000만원에 이르는 관상 동맥내 스텐트 등에 대한 보험 기준을 넓히는게 적절하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제발 수가 인상 같은 거 안 해줘도 되니까 병원에서 환자들이랑 보험갖고 실랑이나 좀 그만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 같은 글이 토론방에 게재되자 네티즌들은 오늘(27일) 하루 동안 7만 여건의 클릭수와 300여개가 넘는 리플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해바라기’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글쓰신 샘~ 오늘두 힘내서 일 열씨미 하세요... 울 나라에 샘같이... 환자들을 아끼는 샘들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주인공을 격려했다.

‘촛대바위’라는 네티즌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바쁜 시간에 틈을 내 글 올린 것도 보기 좋다”며 “훌륭한 의사 되길 바란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선배 의사들의 독려도 줄을 이었다.

아이디 ‘꿍민연곰빤대’는 “초심을 지키길 기원한다”고 운을 뗀 뒤 “불법의료수수비를 챙기는 의사들도 처음엔 다 슈바이쳐 박사와 같은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nohdoc'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선배 의사로서 한마디 남긴다”며 “나도 처음에는 많이 싸우고 고민도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며 현 당국의 정책을 개탄했다.

‘신사’라는 네티즌은 “나도 비리 의사다”라며 “물론 수가조작하는 의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이 자기가 치료한 것 조차 제대로 청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주인공의 글에 공감하며 당국의 의료보험 정책을 비난하는 글도 상당수 올라왔다.

아이디 ‘letmedream’은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인기 영합정책과 맞물려 국민에게는 이상을 보여주고 의사에겐 죽기를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popi'라는 네티즌은 “한심하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네여... 그렇게 많은 돈이 남아 돌면서 그 돈은 대체 누구 뱃속으로 들어갔단 말이냐”며 성토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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