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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덩치 더 커지는 대학·재벌병원들
[ 2005년 05월 25일 21시 51분 ]
"커져라 커져라…" 예전 한 때 유행했던 광고 카피다. 근래 의료계, 특히 대학을 비롯한 대형병원들의 행보가 이 같은 모토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다.

25일 서울아산병원이 신관 증축 기공식을 가졌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 추진됐던 가칭 'C병동' 프로젝트의 후속타로 600병상 규모다. 기존 건물에서 200병상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는 400병상이 늘어 총 2600병상이 된다.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고, 최대의 수식어가 계속 이어진다.

앞서 이달 초 단일 건물 최대의 새세브란스병원이 완공됐다. 병원은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개념을 선보이겠다며 의욕적인 출발을 보였다. 전산 등 일부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현재로서는 순항이 예상된다.

삼성도 신관을 짓고 있다. 아산이나 세브란스와 차이가 있다면 일반 병동이 아닌 전문 암센터로 특화시킨다. 특수공법을 동원한 이 건물은 지하만 무려 8층이다.

경희의료원은 내년 진료를 목표로 고덕병원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건대 병원도 새옷으로 갈아입기 위한 준비를 거의 끝마친 상태. 이미 증축 계획을 밝힌 가톨릭의료원, 고심 중인 서울대병원 등도 '몸집 키우기' 추세를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형 병원들의 초대형화 흐름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대규모 투자로 의료수준의 발전과 향상이 예상되고 서비스의 업그레이드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다. 환자 만족도는 당연히 높아지고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한 국가경쟁력 등 보이지 않는 이점도 꽤 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逆(역)작용 또한 적지 않다. 환자 쏠림과 이로 인해 가중되는 적체 현상, 그러잖아도 어려운 중소병원들의 경영난, 동네의원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등.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들의 입지와 역할이 갈수록 좁아지는 것은 한국의료의 미래 측면에서 상당히 우려된다. 당연히 의료기관간 빈익빈 부익부 심화 가능성이 짙다.

대형병원, 특히 아산이나 삼성은 일부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개념 도입 등 국내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주요 대학병원들도 그렇다. 대형병원들이 몸집을 키우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큰 덩치에 걸맞게 주변 작은 병원과 의원까지 아우르는 정책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대형병원들은 최근 환자 회송등 리퍼시스템 같은 윈-윈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활용도에 따라서는 상호간 이점이 크다. 다른 병원들도 참고해볼 만한 사안이다. 물론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대형병원들이 몸집에 비례해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들과 함께 국민건강을 짊어지는 방안에 대해 좀더 고심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해 본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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