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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내일 중국으로 간다"
[ 2005년 06월 14일 22시 00분 ]
"내일 중국으로 가기로 했어. 어쩌겠니 하는 수 없잖아. 여기서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돼"

"그래요 잘 다녀오세요. 모쪼록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할텐데…"

며칠 전 기자는 참 묘한(?) 경험을 했다. 취재 약속으로 서울아산병원에 갔을 때 일이었다. 누군가 기자를 불러 주위를 둘러보니 한 여성이 노년의 여성을 휠체어에 태워 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매우 가까운 고향 친구의 누나였다. 이런 데서 만나다니 "의외네"라고 생각하면서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휠체어 상황이 미심쩍어 물어보니 시어머니가 간암 환자였던 것이다.

혹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자초지종을 들어봤다. 하지만 이야기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내일 중국으로 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기자가 "여기가 세계에서 간이식 제일 잘하는 거 아세요. 장기이식센터에서 상담 해보셨어요. 제가 한번 알아볼까요" 등등 권유를 해봤지만 게임은 끝난 상황이었다.

안타까움에 연유를 물으니 "상담 안했어. 오래 기다려야 한다기에 인터넷으로 검색했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4000만원 선금 지급하고 내일 아버님이 어머님 모시고 먼저 중국으로 가셔"라는 말도 이어졌다. 짧은 만남후 기자는 명함을 건넸지만 아쉬운 마음이 하루종일 가시지 않았다.

최근 중국으로 간을 비롯 신장 등의 장기이식을 받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뉴스도 아닌 세상이 됐다. 비용도 과거 1억원에서 근래에는 6~7000만원으로 낮춰진 실정이다. 부작용에 따른 폐해는 물론 국부가 유출되는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 생명을 외국의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의료 현실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중국으로 향하는 환자들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안타까움 역시 크다. 기자는 최근 중국행 이식 현황과 부작용 등에 대해 많은 귀동냥을 했다. 일설에는 중국이 사형장을 새로 건설하고 그 옆에 장기이식 병원 등을 짓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하지만 기자는 그와 헤어지면서 마지막으로 건넨 말이 뇌리에 남는다. "중국도 이식 수준이 많이 좋아졌대요. 예전처럼 크게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네요"라고…. 중국 장기이식의 폐해를 취재한 기자가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측면서 장기이식법이 규제로 작용하고 관련 종사자들이 폐단을 계속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을 고려, 하루속히 보다 근원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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