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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원이어 병원도 '젠(ZEN) 스타일' 각광
[ 2005년 07월 01일 21시 37분 ]
흔히 냉철한 이성적 공간으로 대표되는 병원의 이미지는 생사(生死)의 현장이 갖는 특유의 긴장감을 더해 음산한 기운마저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병원의 이러한 이미지도 많이 바뀌고 있다. 마치 ‘참선(參禪)’이라도 할 수 있을 만큼 정결하고 고요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환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개원가를 중심으로 지난 2000년부터 불어 닥친 ‘젠(ZEN) 스타일’ 바람은 최근 대형병원의 특실 병동이나 VIP실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사진]

최첨단 의료시설과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하는 병원들이 환자들에게 보다 편안한 병원, 내 집 같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의료진의 정성과 훌륭한 역량만큼 환자에게 믿음을 주는 것은 없다. 그러나 환자의 심리적인 면을 만족시키는데 있어 병원의 인테리어는 분명 빼놓을 수 없는 요소중 하나인 것이 사실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병원은 동국대병원+한방병원. 일산의 전망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병원 11층 특실 공간은 동양적 미학이 돋보이는 젠 스타일로 꾸며졌다.

불교적 정서를 고려한 병원의 특색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실 불교신자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얼마 전 ‘초호화 병실’이라며 언론을 장식했던 세브란스 새병원의 VIP병실도 50여평의 넓은 공간으로 ‘여백의 미’를 살린 젠 스타일에 가깝다.

삼성서울과 서울아산은 이에 앞서 지어진 건물들이라 다소 젠 스타일과 거리가 있지만 향후 리노베이션을 한다면 이같은 추세를 거스를 이유가 없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한 개원가의 경우 소아과와 산부인과, 치과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젠 스타일 열풍은 꾸준히 모든 진료과로 확대되고 있다.

인테리어전문회사 숙디자인 관계자는 “시장의 최신 트렌드는 원색을 강조, 톡톡 튀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병원만은 예외”라며 “각 진료과별로 동선과 색상에 특색을 줄 뿐 유행에 상관없이 여전히 젠 스타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타운인테리어의 이성준 대표도 “과거에는 아이들과 여성들이 많이 찾는 진료과의 시공이 많았지만 최근엔 내과, 비뇨기과 등 거의 모든 진료과에서 젠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 씁쓸한 의료계의 현실을 되짚어 보게 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개원의들은 병원의 외적인 부분에만 너무 치우치다 보니 과도한 초기 자본투자로 인해 결국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빚을 내 개원하시는 분들이 많아 평당 150~300만원의 견적을 부담스러워한다”며 “더군다나 문을 연지 1년도 안돼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더 저렴한 견적을 부탁하는 경우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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