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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이상? 서울대병원이 이상?
[ 2005년 07월 04일 21시 50분 ]
국립대병원의 소관부처를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서울대병원설치법 폐지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병원이기 때문에 복지부에서 관리·감독하는 것이 옳을 수 있고 공공의료의 확충을 위해 국립대병원이 지역의 중추가 돼야한다는 해석이 맞을 수도 있다.
또 서울대병원설치법은 국립대병원설치법과 대부분 일치하고 있기에 아무리 서울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인정하더라도 굳이 별도의 설치법을 둘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중적 논리에는 의문이 생긴다. 정부는 의료시장개방에 대비 국립대병원, 특히 서울대병원을 복지부 산하로 끌어들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인천 송도 경제특구 내에 국내 의료기관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재경부와 경제자유구역청은 이에 마땅히 나서는 병원이 없자 결국 서울대병원에 ‘권고’를 했다는 후문이다. 즉,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람직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간접적 압박(?)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은 서울대병원의 제도적, 재정적 특혜가 오히려 국제경제력을 갖춘 훌륭한 대학으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당정의 입장들은 모두 국가중앙의료원 위상에 걸맞는 국제적 수준의 의료진과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서울대병원에 바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약 100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누적적자액은 무려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 정부의 공공의료 확충 방안대로라면 서울대병원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의료 인력을 양성하기는커녕 거대한 보건소로 전락, 국립대병원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또한 복지부가 병원 경영을 장악할 경우, 공공성 강화로 인한 서울대병원의 수익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공의료의 핵심이 ‘무료 의료’나 ‘싼 의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한 공공의료란 1, 2차 진료를 담당함에 있어 만전을 기하는 한편 보다 전문화·특성화된 고급 의료서비스를 제공, 국민들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는 것이다.
만약 정부가 이를 간과한 공공의료의 개념을 강조한다면 정부 정책은 안타깝게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예전부터 의료계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파놓은 토끼굴에 빠져버린다면 다시는 현실 세계로 헤어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정부는 현재 우리나라의 국공립병원들이 어떠한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타 사립대학병원이나 해외의료기관에 비해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는가에 대한 자문부터 해봐야 한다. 그 후 충분한 대안을 갖고 협의를 통해 이뤄져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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