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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과연 누구를 위한 파업인가?
[ 2005년 07월 06일 21시 35분 ]
지난 4월 노사 상견례로 시작된 2005년 병원계 산별교섭이 3개월여 지지부진한 가운데 보건의료노조가 내일(8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

올해 양측간 교섭이 본격적인 요구안 심의에도 돌입하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단체 구성’을 둘러싼 입장차이다.

지난 2차 교섭 이래 사용자측 맏형격인 사립대병원은 심종두 노무사라는 제3의 전문가를 영입, 교섭 대표권을 위임했다. 노무사 위임은 법과 원칙에 아무런 하자가 없고 더욱이 비전문가인 사립대병원장들보다 훨씬 원활한 교섭이 가능할 것이라는 논리에 기인한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는 노사협상은 단순한 교섭 기술이 아닌,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맞서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안으로 1인 대표가 어렵다면 병협 중심의 교섭단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용자대표단 구성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13차 교섭까지 계속됐다. 물론 성과는 없었다. 이런 상황서 노사 양측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총파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보건노조는 "돈보다 생명을" 이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파업에 비춰 보건노조가 올해 계획하고 있는 병원 로비점거 파업 등의 방식이 병원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캐치프레이즈에 부합하는지 묻고 싶다.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고 나아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급여를 보전받기 받기 위해 환자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무시해 가며 집단이익이라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연례행사는 아닌지 한번쯤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더구나 조종사노조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언론을 장식하고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사회 전체가 수렁에 빠져 있는 이때, 보건의료노조도 조종사노조처럼 귀족노조의 배부른 파업(?)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한번쯤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물론 병원계 경영진도 병원의 주인이자, 가장 일선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노동자에 대한 배려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사립대병원 대표들은 밀려드는 스케줄에 아무리 시간이 쫓기더라도 교섭 석상에서 나를 아니 우리 병원을 위해 희생하는 노동자 얼굴을 마주하고 진지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상대방의 요구안에 의견차가 있다면 얼굴을 맞대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 노력이 이뤄지지 않은 측면은 교섭 파행이라는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노조의 총파업이 이제 하루 남았다. 양측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한 박자 쉬어가고 돌아가는 지혜로 한번쯤 서로의 입장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 절실한 때다. 거시적인 측면의 결단과 양보를 통한 노사간 대타협을 기대해 본다.
심희정기자 sh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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