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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vs 울산의대 교수, '의료 형평성' 논쟁
[ 2005년 07월 20일 01시 33분 ]
의료 형평성을 놓고 이규식 교수(연대 보건대학원)와 조홍준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가 상반된 입장을 중앙일간지에 기고하면서 지상논쟁을 벌여 눈길이 모아진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규식 교수는 지난 18일 조선일보 기고란에 '의료, 형평성 논리에서 벗어나자'라는 글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에 대한 구분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난 1970년대처럼 소득이 낮아 병·의원을 옆에 두고도 이용을 못하던 시절이라면 형평성이 당연히 중요하다"라며 "그러나 전국민이 의료보장권에 들어온 지 16년이 지났고, 의료이용률 측면에서 본다면 입원이든 외래든 선진국 수준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교수는 "민간 병·의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단순히 민간의료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민간 병·의원이지만 정부가 정한 건강보험 의료수가를 지키고 그 이행여부를 심평원에서 꼬박꼬박 심사받는다면 이를 민간의료로 간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민간의료란 건강보험 의료수가와는 무관하게 병·의원이 독자적으로 의료수가를 매기고 심사도 받지 않는 자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의미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민간의료기관은 있지만, 민간의료는 없다"고 현실을 적시했다.

이 교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희망하는 병·의원에 대해 자유롭게 의료수가를 받도록 민간의료를 허용해야 한다"며 "이렇게 될 때 민간의료를 다루는 병·의원은 해외로 빠져 나가는 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공공의료는 이러한 민간의료에 환자를 뺏기지 않으려고 경쟁하여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을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민간 병·의원이라도 건강보험 환자를 보게되면 공공의료이기 때문에 낮은 의료수가를 다른 측면에서 보상해 주어야 한다"며 "같은 의료수가로 건강보험 환자를 보는 데 국·공립병원만 정부가 지원한다는 것은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는 사립학교가 제공하는 교육도 공교육으로 간주해 정부가 지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부연했다.

이에대해 울산의대 조홍준 교수가 조선일보 오늘(20일)자 기고문 '의료, 형평성 더 강화해야'라는 글을 통해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홍준 교수는 "일부에서는 병원이 자유롭게 의료수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고 의료수준을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값비싼 의료장비 도입률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인구 100만명당 MRI수는 미국과 비슷하고, CT는 미국의 2.5배에 달한다"며 "더구나 세계에서 유례없이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어 의료비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율수가를 허용하는 것은 의료체계를 재정적으로 붕괴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그는 "건보 적용을 받지 않은 의료기관이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모든 병·의원에 건강보험을 적용받도록 하는 것은 의료기관간 의료수준의 차가 존재하고, 의료기관의 지리적 분포가 균등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 의료이용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교수는 "소수에 대한 자율의 허용을 반대하는 것이 자본주의를 포기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리나라는 90%를 민간이 소유하고 있으며, 공공의료기관은 10%에 불과하다. 국민의 의료기관 선택권은 거의 100% 보장되고 있다. 현재의 제도하에서도 고소득층은 더 좋은 시설에서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더 자주 향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평성과 효율성의 문제를 모두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평성의 부정'과 '상업적 의료확대'가 아닌,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공공의료의 강화"라고 결론졌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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