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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이보다 더 매력적인 직업 있나요"
[ 2005년 09월 02일 16시 42분 ]
최근 대학병원은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 날로 대형화, 고급화 추세를 걸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인적자원 관리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의료의 질은 결국 의료진의 맨파워에 의해 결정나기 때문이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창간 5주년을 맞아 국내 '빅5' 병원에서 촉망받고 있는 젊은 의사 5인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5인은 세브란스병원 외과 형우진 조교수,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부교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 부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조교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영태 부교수(기사순) 등이다. 그들의 학력 및 두드러진 활동경력 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교훈 등을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 부교수[사진]. 심장 분야의 젊은 의학자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는 권 교수를 만나기 위해 병원 심혈관 조영실로 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자는 사람의 심장을 다루는, 그것도 심장을 둘러싼 관상동맥을 주로 다루는 그의 전공분야를 떠올리며 날카로운 이미지와 카리스마를 기대, 내심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권 교수는 영화 속에나 등장하는 순박한 섬마을 보건소 의사 선생님을 떠올리게 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선한 눈매와 목소리, 느긋한 어투, 걱정 없어 보이는 여유.

인터뷰 도중 기자가 하품을 하는 결례를 범하기까지 했던 것은 순전히 그의 이러한 편안함 때문이었다고 강변하고 싶다.

그러나 역시 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외유내강(外柔內剛), 그의 내면에서 단단한 의지와 신념, 냉철한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었다.

우선 권 교수는 심근경색과 쇼크가 함께 있는 환자의 치료율을 10%대에서 80%대로 올린 선두 주자다.

또한 지난 98년 ‘관상동맥 확장 스텐트 복합술(협심증 또는 심근 경색증 환자의 관상동맥 협착 또는 폐색 부위를 풍선 또는 철망을 이용해 확장하는 시술)’을 도입했고, 손목혈관을 이용한 심장중재술 역시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특히 겉으로 보이는 그의 여유는 냉철한 판단력과 카리스마에서 비롯됐음을 엿볼 수 있는 증거가 있다. 바로 그는 관상동맥중재술 시술 환자의 당일 입퇴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추정) 의사인 것.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환자들의 불만 때문에 병원 내부에서조차 반대가 심했던 당일 입․퇴원제도는 그의 실력에 대한 믿음과 환자의 편의를 위한 마음에서 나왔다.

그는 “처음엔 선배 교수님들 비롯한 많은 분들이 우려했지만 제도 도입 후 100명 정도의 환자에게서 아무 문제가 없음이 확인되자 지금은 모두들 믿고 따라준다”며 “특히 환자들이 더 좋아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500명 이상에게 당일 입․퇴원제도를 도입, 시행했으나 큰 합병증 및 환자의 불편이 없음이 확인된 상태다.

아울러 그는 현재 국책과제로 약물 코팅 스텐트를 개발 중이다.

그는 “현재 관상동맥 확장술 후 협착 재발률이 약 20% 정도로 생각되는데 재발의 원인은 스텐트 내부로 내막이 증식되는 것”이라며 “이 증식을 약물을 통해서 억제할 수 있는 약물코팅 스텐트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여러 기관에서 이에 대한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에서도 권 교수팀을 비롯한 두 팀이 더 연구 개발 중이다.

한편 그의 의학자로서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분지병변에 대한 시술에 큰 열의를 갖고 연구 중이다.

분지병변이란 동맥이 가지 모양처럼 갈라지는 부위에 협착이 있는 병변으로서 관상동맥 중재술 분야에서 병변의 종류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주제다.

그는 이에 대한 국내 다기관 연구를 꾸준히 진행, 일부는 국내외 학회에 발표했으며 현재 출판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그의 뜨거운 열정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그의 ‘신념’과 ‘재미’에서 기인한다.

그는 “심장을 다루는 의사로서 나의 조그마한 실수 하나가 환자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술실에서 나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된다”며 “촉각을 다투는 시간에 냉철한 판단력과 리더십을 요구하는 이 직업이 나에겐 언제나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항상 끊임없이 새로운 연구를 통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의사로서의 가장 큰 보람이 아니겠는가”라며 “그저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재밌어 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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