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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환자만 오나요? 새 문화명소 '부상'
[ 2005년 09월 07일 21시 40분 ]
친구의 병문안을 위해 A병원을 찾은 이수석씨. 그가 병원 로비에 들어서자 난데없이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병원 한복판에 약장수가 있을 리도 만무하고 그는 무얼까 몹시 궁금했다. 그러나 잠시 후 그곳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의 피아노 소리와 함께 감미로운 노래가 울려 퍼졌다.

병원의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더 이상 이러한 풍경이 낯설지 않을 만큼 이제 병원이 단순히 진료를 위한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이나 지방 대학병원들의 경우 이러한 문화행사가 점차 늘고 있어 병원을 찾는 환자 및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분당서울대병원[사진]과 을지대병원.

하루 3000여명이 넘는 외래환자들이 찾는 분당서울대병원은 진료가 가능한 22일 중 17일간(한달 평균) 연주회, 전시회 등을 수시로 열어 내원객 및 지역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병원은 올 초부터 1층 로비를 지역내 문화단체 및 문화예술인에게 개방, 매달 4개 연주팀의 정례연주 및 지역내 유수예술단체 초청공연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조각, 도자기, 그림전시회 등도 꾸준히 개최해오고 있어 명실공히 분당지역내 유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문화예술단체들의 자발적인 공연협조와 700명이상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 지역주민들의 높은 문화적 수준, 이 세 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병원의 공연과 전시 소식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자 최근엔 하루에도 3~5건씩 자선공연 문의가 이어지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만큼은 아니지만 을지대병원 역시 다양한 문화행사로 눈길을 끈다.

을지대병원의 가장 큰 강점은 병원 자체 실내악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지난 해 4월 전문의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악단인 ‘을지실내악단’은 최근 병원 로비에서 다섯번째 공연을 가졌다.

악단은 하이든의 ‘두 개의 바이올니 소나타’ 등 클래식부터 가요 ‘사랑합니다’, ‘울산아가씨’ 등 일반인에게 친숙한 곡들을 선보이며 병원 환자 및 내원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병원은 또 ‘대전아트오케스트라’ 등의 지역 예술단체들의 초청 공연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연극인 유순웅씨를 초청, 1인극 '염쟁이 유씨' 공연과 장례 관련 사진전시회를 갖는 등 독특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전남대병원도 최근 정형외과 동문들이 모여 구성한 그룹사운드 에스큘라의 정기연주회를 가져 화제를 모은바 있다.

그밖에 경상대병원, 고대구로병원, 단대병원 등도 정기적으로 환자들을 위한 밴드공연 및 영화 상영 등을 실시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김우경 진료부원장은 “음악은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며 “이러한 공연이 환자들의 정신적인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강흥식 원장도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과 활력을 주는 색다른 체험의 기회로 다가가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다양한 장르와 수준 높은 문화예술공연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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