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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밥그릇싸움에 밀린 전문병원시범사업
[ 2005년 09월 09일 22시 08분 ]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21개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문병원 시범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복지부는 최근 전문병원 시범사업 지정기관의 특정질환 명칭표기와 관련, 현행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의료법을 개정해서라도 명칭표기를 추진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이 정책에 애착을 보였다.
하지만 당초 예정대로 명칭관련 조항이 개정된다고 해도 척추질환, 대장질환, 관절질환에 한해서만 질환 표기가 가능하며 척추디스크, 항문, 백내장 등은 표기에서 제외된다.
또 여전히 산부인과, 안과, 소아과 등은 특정질환 표기가 안되기 때문에 해당 시범기관들의 불만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병원 시범사업을 추진할 당시, 복지부는 의료계와 논란을 빚어왔던 명칭표방 허용방법과 관련해 흔한 질환들까지 명칭에 포함시키는 것은 의료시스템을 흔들 우려가 있다는 의료계의 주장을 수용해 고심 끝에 절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노력에도 불구, 시범사업 선정 기관들은 이 같은 명칭 표기는 별다른 인센티브도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병원의 위상을 축소시키는 결과만 가져온다며 '전문병원 무용론'을 제기했다.
의협이나 개원가 등의 반대에 부딪혀 혹은 시범기관들의 불만 등 의료계의 밥그릇 싸움 때문에 시범사업 예정기간이 두 달이나 훌쩍 넘긴 지금까지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자 복지부의 참을성도 한계에 달했다.
복지부는 이제껏 시행된 시범사업 중에서 전문병원 사례처럼 반대했던 경우는 없었다고 성토한다.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으려는 본질적인 목적은 외면한 채, 자신이 속한 조직문화에 묶여 이해 상충되는 집단간의 괴리만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해묵은 밥그릇 싸움은 비단 전문병원 시범사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약대 6년제 개편, 양·한방 갈등, 단독 간호법 제정 등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물론, 누구나 자기 밥그릇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건 당연지사이다. 어찌보면 밥그릇 싸움이야 말로 인간으로서 가장 본능에 충실한 것이며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부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전문적인 지식인이라는 통념을 가진 이제 막 수습 딱지를 뗀 기자의 눈에 이 같이 되풀이되는 의료계내 갈등은 왠지 낯설기만 하다.
심희정기자 sh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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