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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아닌 의사가 '의료사고 무과실 입증'
[ 2005년 09월 14일 21시 51분 ]
의료사고 발생시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했던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의사 등 의료인이 무과실임을 입증토록 하는 일명 '의사 과실추정주의' 법률 제정이 추진되고 있어 의료계와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이 같은 입증책임의 전환은 최근 사법기관의 의료분쟁 판례경향 뿐만 아니라, 의료행위의 전문성, 특수성 등을 반영한 것이어서 환자들에게는 의료사고 피해구제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기우 의원(열린우리당)이 내달 발의할 예정인 ‘의료사고예방및피해구제에관한법률(안)’에 따르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처럼 의료사고 발생시에도 의료인이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하여 책임을 면제받토록 했다.

이는 의료사고 발생시 무과실 입증책임을 원칙적으로 의사에게 지우는 것이어서, 종전의 환자가 지고 있는 피해사실 입증책임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종전에는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의료사고 피해자가 의료사고였음을 증명해야만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었다.

이기우 의원측은 “이 내용으로 법률(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내달 법안 발의전에 관련단체들과 함께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측은 또 “의료사고는 특성상 의료소비자가 과실을 입증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최근 법원의 판례경향도 이 같은 추세”라며 “의료사고에 대한 배상책임을 무조건 의료인에게 전가시킨다기보다 의료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방안을 더 강화하는 게 법안의 취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입증책임의 전가는 결국, 의료사고 발생시 의사들이 무과실임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배상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의료인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이하, 의시연) 강태언 사무총장은 “그동안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을 위해 논의됐던 내용들에는 원고가 과실을 입증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의사에게 형사특례를 주는 등 의료소비자와 의료인간 불평등 소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마련된 법률안의 경우 의료사고 발생시 일단 병원이나 의사의 과실을 추정하는 쪽으로 원칙을 잡아 4800만 의료소비자, 특히 한 맺힌 의료사고 피해자들에게는 새로운 피해구제의 전환점을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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