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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할 뻔한 동국대병원 '전화위복'
[ 2005년 09월 15일 22시 05분 ]
지난 15일 고(故)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의 영결식이 진행된 가운데 불교계에 새로운 ‘공수거(空手去) 실천행’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장기기증운동 등 법장스님이 마지막까지 솔선수범한 자비보시행이 귀감이 되며 장기·각막·시신 기증 서약 등이 불교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조계종에 따르면 15일 현재 법장스님 입적 후 생명나눔실천본부에 접수된 스님들의 장기기증 및 시신기증 서약은 지금까지 300여건을 훌쩍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도 조계사에 마련된 임시 접수처의 단시적인 집계일 뿐 향후 이에 대한 단체접수 및 범종교적인 문화로 확대될 경우 이 수치는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기 및 시신 부족으로 의학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경우 동국대의대을 비롯한 국내 의학 발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에 대한 최대 수혜는 단연 동국대병원이다.

실제 법장스님의 법구(승려의 시신) 역시 동국대병원에 기증됨에 따라 병원에 대한 불교계의 관심과 지원이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15일 동국대병원은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아온 조계종 종정 법전 큰스님이 완쾌, 퇴원하며 스님이 병원의 발전기금으로 금일봉을 쾌척했다”고 밝혀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감지케 했다.

불교계의 가장 큰 상징적인 존재인 법전 종정스님과 법장 총무원장스님이 동국대병원에 잇달아 '보시'를 한 것이다.

사실 지난 6월 말 불교계의 오랜 염원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개원한 동국대병원은 불교계의 수혜가 없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대두돼 내심 서운함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좌탈입망(坐脫立亡:앉거나 선 자세로 죽음을 맞는 것)을 최고의 경지인 ’열반‘으로 간주하는 불교 정서상 스님들이 대형병원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

또한 무소유를 강조하는 스님들이 값비싼 병실에 입원하는 것 자체가 불교계 외부의 눈총으로부터 더욱 자유스럽지 못하게 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 됐었다.

특히 법장스님이 입적하기 전 주치의가 있는 한양대병원도 아닌 서울대병원에서 심장혈관 수술을 받았을 당시엔 동국대병원의 서운한 감정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병원의 한 교수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병원 입장에선 당연히 서운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우려들이 법장스님의 큰 뜻으로 인해 병원 입장에선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장이 되고 있다.

큰스님 한 분이 마지막까지 실천한 자비보시행 하나가 동국대병원에 새로운 힘을 실어 준 가운데 국내 의학 발전에도 얼마만큼의 기여를 하게될 지 기대를 모으게 한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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