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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리베이트 안 사라져요"
[ 2005년 09월 20일 21시 18분 ]
20일 제약업계는 국회 복지위원회 박재완 의원이 공개한 리베이트 장부로 술렁였다.

순천 성가롤로병원 前 약제부장이 친필로 작성한 이 장부에는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금액과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의약품 랜딩비로 병원측에 수백만원을 제공했고 병원장 생일 축하금부터 사무용 비품, 물품외상대금 대납까지 리베이트 방법도 다양했다.

이 병원 리베이트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말이지만 관련 제약사와 리베이트 내역이 공개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박 의원의 폭로는 제약업계 전체를 숨죽이게 하기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제약계의 이 같은 우울한 그림은 보건의료계 단체들이 각종 비리에 대한 정화 작업을 천명하며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라는 조직을 출범시킨지 정확히 1주일 만에 연출됐다.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금품수수시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이들의 다짐이 무색해진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는 상황.

그동안 의약계에서는 먹이 사슬 관계에 따른 비정상적 거래는 물론 불법 리베이트 등 뿌리 깊은 비리 구조가 만연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오랜 관행과 더불어 의사와 제약사의 낡아빠진 사고방식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즉, 근본적인 의약품 유통시스템과 의약사 및 제약사의 인식을 뜯어 고치지 않고는 현재의 리베이트 관행 척결은 먼나라 얘기일 뿐이란 것이다.

리베이트 장부 파동으로 제약업계가 술렁인 이날(20일) 기자가 만난 한 제약사 영업사원은 관련 소식에 실소(失笑)를 지어 보였다.

그는 “아무리 외부에서 떠들어봐도 영업 현장에서는 리베이트가 사라질 수 없다”며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직종을 고사하고 의약계 종사자라면 이 영업사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가, 그 무엇이 작금의 상황을 만들어 냈는지 의약계 종사자 모두의 진지한 자성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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