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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수발보장제도, 현대판 고려장 우려"
[ 2005년 09월 20일 22시 07분 ]
정부가 오는 2008년7월 도입할 예정으로 추진 중인 (가칭)노인수발보장제도가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보다 정치적으로 생색내기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노인의학회(회장 이중근)는 20일(화) 기자회견을 통해 "노인수발보장제도는 의료서비스 부분이 필요적으로 전제돼야 함에도 불구, 수발이라는 미명하에 노인들의 질병을 방치할 수 있는 현대판 고려장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또 정부가 당초 노인요양보장제도에서 노인수발보장제도로 명칭을 바꾼 것과 관련 "이 제도 도입에 앞서 정부는 비용절감만을 목적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저비용 사회보장제도라는 단순한 논리만 강조한 나머지 향후 제도 시행후 발생될 많은 문제점들은 전혀 염두에 두지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노인수발이란 용어는 노인들에게 요양하며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대·소변만 받아내고 식사 정도만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노인수발보장법은 노인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개념이 포함된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생색과 환심만 사기 위한 다분히 정치적인 제도"라고 주장했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마련된 노인수발보장법은 요양병원이나 노인복지법에 명시된 '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할 경우 수발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종합병원 입원시에는 수발비용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이에 학회는 "의사나 간호사가 지원되지 않는 복지시설에 입소하거나 서비스를 받을 때만 혜택을 주는 것으로 돼 있어 노인들이 치료를 받아야 할 때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며 "노인들과 가족들이 원하는 노인의료와 요양보장에 대해 좀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진 후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노인의학회 이중근 회장은 "이 제도가 고령화에 따른 신체 정신적 기능장애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노인을 위한 제도라면 건강상태 변화가 심한 노인들에게 의료의 제공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 제도에 대한 의사들의 무관심도 문제"라며 "의사들이 이 제도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제도운영상의 의료인 역할을 제고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 장동익 이사장도 "노인들은 보통 2~3개의 질병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의료와 수발로 구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라며 "이 제도에서 의료는 반드시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또 "현재 준비중인 노인수발보장법은 두리뭉실하게만 의료인이 참여하도록 돼 있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참여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돼 있지 않다"라며 "의사들이 구체적으로 이 제도에 어떻게 참여하는 지 명확히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희 부회장도 현행 노인수발보장법 제30조 수발인정 신청시 중증질환자와 대통령령에서 정할 경우 의사소견서를 첨부할 필요가 없도록 돼 있는 규정과 관련, "오히려 이 경우는 더더욱 의사소견서가 필요한 경우"라며 법조문 수정을 요구했다.

이밖에 학회는 노인수발보장제도의 관리운영주체가 건보공단이 아닌 지자체가 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학회는 "노인수발보장제도는 지역밀착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관장해야 하며, 재원조달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학회는 "보건소, 복지사업소, 자원봉사조직, 읍면동사무소 등 지역사회 자원을 이용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대민 서비스 조직을 전면 개편시키는 방향으로 이 제도가 관리 운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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